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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스포츠 동호회]‘익스트림 마셜아츠 X-File’

입력 | 2006-08-01 03:06:00

묘기의 경지로 끌어올린 무술 동작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이끌어 낸다. 묘기 무술 동호회 ‘익스트림 마셜아츠 X-File’의 모임 중 ‘고수’들이 공중 발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부천=이훈구 기자


▲3대째 무술 수련을 하고 있는 집안에 도둑이 들어와 벌어지는 헤프닝을 다룬
‘코믹 마샬아츠 점프’

《바야흐로 동호인들의 시대다. 인터넷 다음카페에는 스포츠 관련 동호회만 1만3000개가 넘는다. 없는 것이 없다. 머릿속에 하고 싶은 것을 떠올리고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분명 같이할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묘기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 물갈퀴를 발에 끼고 현대판 인어를 꿈꾸는 사람들…. 이색적인 스포츠 관련 동호회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2002년 개봉됐던 홍콩 스타 저우싱츠(周星馳) 주연의 영화 ‘소림축구’를 혹시 기억하는가. 이 영화는 무술과 축구를 코믹풍으로 접목시키긴 했지만 단순히 싸움을 위한 기술로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무술이 현대에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모색으로도 읽힌다.

국내에도 무술의 새로운 영역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다음카페’의 무술 동호회인 ‘익스트림 마셜아츠 X-File’ 회원들이 바로 그들.

○ 태권도+합기도+쿵후… ‘극한 묘기무술’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부천시내의 한 체육관에 동호회 회원 20여 명이 연습을 하기 위해 모였다. 간단한 몸 풀기를 끝내고 본연습에 들어간 회원들은 공중을 휙휙 날기 시작했다.

이들이 추구하는 무술은 동호회 명칭 그대로 ‘익스트림(극한의) 마셜아츠(무술)’. 한마디로 묘기 무술이다. 공중에서 몇 바퀴를 돌아 차는 발차기 등 고난도의 화려한 공중 기술들을 연마한다.

태권도, 합기도, 쿵후 등 동양무술이 미국으로 건너가 볼거리를 위한 무술 형태로 발전된 것이 이제 어엿한 무술 장르로 자리 잡아 국내에서도 요즘 인기 폭발이다. 김동진(30) 씨 등 몇 명이 2004년 6월 시작한 이 동호회도 2년 만에 온라인 회원 2만5000여 명을 자랑한다.

마셜아츠가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마디로 ‘폼 나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에 여자친구를 데려온 김용범(19) 씨도 “화려하고 멋있기 때문에 한다”고 말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김 씨의 공중 묘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연습 분위기가 자유분방하고 자기표현이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어필 요소다. 이 점에서 규율과 정신수양을 강조하는 일반 무술 도장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 동호회 2년 만에 회원 2만5000명 ‘북적’

동호회 내 시범단 멤버인 우영공(24) 씨는 “마셜아츠는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출하면 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자기 이름도 붙일 수 있다”고 말한다.

초급기술에 속하는 구르기, 발차기 등은 곧 따라할 수 있지만 ‘구르면서 발차기’ ‘720도 회전 발차기’ 등 연속 기술 등 고급기술은 유단자들도 1년 이상 연습해야 한다.

국내 마셜아츠 1세대로 꼽히며 묘기 무술 공연단체 ‘점프’의 멤버이기도 한 김동진 대표는 “연습 과정은 고되지만 사람들의 감탄을 이끌어 내는 동작을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정말 짜릿하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이 기사 작성에는 오충환(서울대 미학과 4년) 대학생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