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금고’로 통하는 상호저축은행에서 개인이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가 4일부터 현행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어난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도 자금을 쉽게 더 많이 빌릴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대출한도를 늘려 신용불량자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상호저축은행법 개정 시행령’이 4일부터 시행된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개인이 상호저축은행에서 3억 원을 초과해 대출받으려면 주택 토지 등 담보가치를 평가하는 대출심사만 통과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자금을 사업용으로 쓸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서류를 첨부해야 했다.
대출을 신청할 때는 △부동산 등기권리증 △인감도장 △인감증명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등을 구비해야 한다. 지점장이나 저축은행 여신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대출금이 나가기까지 2∼5일 걸린다. 대출 가능 금액은 집값의 60∼70% 선으로 시중은행(40∼60%)보다 많다.
다만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시중은행에 비해 2%포인트가량 높다.
현재 80억 원으로 묶여 있는 법인 대상 대출 한도도 자기자본의 20%까지로 확대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윤춘섭 전략기획실장은 “대출 여력이 있어도 규제 때문에 자금을 운용하지 못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 조치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한도가 늘어난 만큼 연체 가능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과거 소액신용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저축은행이 부실해진 적이 있다”며 “부실여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