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도시바, IBM 등 3개 글로벌 전자회사가 최근 내놓은 셀 브로드밴드 엔진(셀칩·cell chip)은 이들 3개사가 공동 설립한 STI디자인센터의 산물(産物)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IBM은 3일 “소니, 도시바, IBM 등은 2001년 미국 텍사스에 각 회사 이름의 이니셜을 딴 STI 디자인센터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 디자인센터는 5년 동안 연구해 셀칩을 개발했으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칩은 그래픽과 데이터 처리 성능이 기존보다 50배 이상 향상된 컴퓨터 중앙연산처리장치(CPU). 소니가 11월 전 세계에 선보이는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탑재될 예정이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STI 디자인센터에는 3개 회사에서 4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450명에 달하는 고급 연구 인력이 일하고 있다.
김광원 한국IBM 홍보실장은 “디자인센터 설립 초기에는 각 회사가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점차 정보는 공유할수록 오히려 확대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STI 디자인센터는 소니의 게임기 등 하드웨어, 도시바의 반도체, IBM의 컴퓨터 칩 기술 등을 결합해 ‘엔터테인먼트 컴퓨터’ 업계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 기능을 앞세운 셀칩이 본격 상용화되면 현재 전 세계 그래픽 메모리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전자회사의 한 임원은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합종연횡하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대처가 느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