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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뜨거운 토크쇼… 내 아이가 볼라

입력 | 2006-08-05 03:00:00


“클럽에서 부킹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그녀의 몸 위에 앉으려다 얼굴에 그만 대변을….”

“여자친구가 소변이 마렵다며 언덕 위에 세워진 트럭 뒤로 들어갔다 갑자기 뛰쳐나오는데 물길이 생겨….”

유료 성인채널이나 인터넷 성인방송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처음 방영한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Mnet)의 ‘톡킹 18금’(금 오후 6시)에서 나온 음담패설들이다. 4일 2회 방송도 다르지 않았다.

“유흥업소에 면접 보러 갔는데 나더러 잘 치게 생겼다고 하더라. 주먹을 잘 친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술 먹고 취한 친구가 사우나에 기어코 안 가겠다고 해서 억지로 끌고 가 벗겼더니 팬티 속에 똥이 튀어나와….”

신동엽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성인 토크쇼를 표방했으나 방영 시간은 방송심의규정에서 제재하는 청소년보호시간대(방학 중 오전 10시∼오후 10시)다. 특히 음악 채널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보는 방송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는 매주 16명의 후보 중 말을 잘하는 ‘톡킹’을 발굴하겠다는 것. 그러나 참가자들이 ‘튀려는’ 욕심 때문에 이야기를 지나치게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 ‘csml87’은 “첫경험 등 성적(性的)인 내용이 많아 19세 이상으로 시청 연령대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D ‘to 신동엽&관계자’도 “진행자는 이 방송을 자녀에게 보여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신동엽은 “녹화 현장에서 당황했다. 이런 내용이 계속되면 나를 비롯해 제작진이 모두 제 얼굴에 침 뱉기라 느낄 것”이라며 “출연자들이 아마추어인 탓으로 방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다. 3회부터는 확실히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방송협회 윤리위원회 강대인 위원장은 “지상파와 차별화를 도모하고 흥미를 끌기 위해 비속어로 눈길을 끌려는 케이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며 “검토 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