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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은 ‘경제 大聯政’ 보고 싶다

입력 | 2006-08-05 03:00:00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서민경제 회복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대표 회담을 제의했으나 야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여야 정책협의회에서 먼저 논의하자”며 한발 비켜섰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민생경제를 망쳐 놓고 그 책임을 함께 지자고 한다”는 볼멘소리도 잊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남북 수해복구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중심당만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당마다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 시급한 민생 현안에 구조적 난제(難題)까지 얽혀 있는 경제 현실 앞에서 정치권의 이런 태도는 국민을 화나게 한다. 성장엔진은 꺼져 가는데 연금개혁 같은 국정과제는 손도 못 대고 있는 형편이다. 기업 의지는 식어 가고 일자리 창출은 더디기만 하다.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탓에 논의조차 안 되고 있지만 빈곤층 확대, 사회적 안전망 구축 문제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 정부가 부동산과의 싸움에 빠져 있는 동안 경기는 고꾸라져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5·31지방선거에서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 경제 활성화임을 확인했으면서도 실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당 차원에서 ‘서민경제’ 관련 위원회를 만든 게 고작이다. 여야가 진심으로 경제를 걱정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국민이 먹고사는 가장 절박한 문제를 놓고 여야 대표가 왜 나서지 못하는가. 규제를 풀어 기업의 의욕을 북돋우고 국민이 일할 맛이 나게 하는 환경을 왜 못 만드는가. 이래서는 21일 임시국회가 열려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듯하다. 기껏해야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색깔 논쟁이나 벌일 것이 뻔하다. 정치적 주도권 다툼으로 경제와 민생은 아예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이제라도 여야는 경제를 살릴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경쟁하고 협조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정치권이 경제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올해뿐이다. 경제 대연정(大聯政)을 보고 싶은 국민의 마음이 참으로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