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로는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한다면서, 마음속으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장래를 더 걱정하고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는 이기적인 저희들에게 무서운 채찍을 내려주시옵소서.”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기독교 의원 광복절 기념 예배에서 대표 기도를 통해 정부 여당을 향해 쓴 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장 이날 기도에서 “같은 당 사람과도 화합하지 못하고 용서할 줄 모르는 옹졸한 마음으로 어떻게 국민을 사랑하고 각 계층과 화합시킬 수 있는지 뉘우치고 회개하게 하소서”라며 “어리석은 저희에게 멀어져가는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지혜가 없사오니 지혜를 주소서”라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자의 편에 서겠다며 부자를 미워하고, 근로자 편에 서겠다면 기업인들을 미워하는 편협한 생각도 버리게 하소서”라며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도 화해와 용서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지원과 평화통일 주장이 우리당의 권유물인 것처럼 주장하고 뽐내고 자랑해왔던 결과라는 점을 뉘우치게 하소서”라며 “사랑은 결코 뽐내지 않고 겸손해야 하는 것이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해 주소서”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봉균 의장의 기도 전문.
1. 사랑하는 주님!
어리석고 걱정이 많은 열린우리당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저희 기도가 진정으로 참회하면서 주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기도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2. 어리석은 저희들에게는 멀어져가는 민심을 되돌이킬 수 있는 지혜가 없사오니 주님께서 저희들에게 명철한 지혜를 내려주옵소서.
저희들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자만심과 이기심을 몰아내지 않으면 주님께서 내려 주시는 지혜의 은총을 받아드릴 수 없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3. 사랑하는 주님이시여! 저희가 혀로는 나라를 걱정하고 온 국민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장래를 더 걱정하고 자기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만 사랑하는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저희들에게 무서운 채찍을 내려주시옵소서.
심지어는 같은 당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서로 용서할줄 모르는 옹졸한 마음으로 어떻게 온 국민을 사랑하고 어떻게 각 계층을 화합시킬수 있는지 뉘우치고 회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주시옵소서. 서로 용서하고 화합하게 하여주시옵소서.
4. 우리는 그동안 궁핍속에서 억압받고있는 북한 동포를 위하여 주님께 기도하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엄청난 수해를 당하여 굶주림에 떨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을 보내자고 큰소리로 말할 수 있는 용기마저 잃어버렸습니다.
대북지원과 평화통일 주장이 우리당의 전유물인 것처럼 주장하고 뽐내고 자랑해왔던 결과라는 점을 뉘우치게 하여 주십시오.
사랑은 결코 뽐내지 않고 겸손해야 하는 것이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하여주시옵소서.
5. 사랑하는 주님!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곤궁해지고 위정자들을 불신하고 원망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의 잘못이라는 점을 뉘우치고 회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스스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가난한 자의 편에 서겠다고 잘사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편협한 마음을 버리게 하여주시옵소서. 근로자의 편에 서겠다고 기업인을 미워하는 편협한 생각도 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도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기 위한 것이라는 마음을 잠시라도 잃지 않게 하여주시옵소서.
6. 이 모든 일을 저희들의 어리석은 머리로 걱정하게 버려두시지 마시고 주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사랑으로 해결해 나가게 은혜 주시옵소서.
주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니다. 아멘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