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반응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타인이 자기에게 이런 행위를 했을 때, 나 같으면 어떻겠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推己及人(추기급인)’이라는 말이 있다. ‘推’는 ‘밀다, 헤아리다, 생각하다’라는 뜻이다. 물건과 같은 사물을 밀면 ‘밀다’라는 뜻이 되고, 생각을 밀어가면 ‘헤아리다’라는 뜻이 된다. ‘推薦(추천)’은 ‘헤아려 천거하다’라는 뜻이다. ‘薦’은 ‘천거하다, 추천하다’라는 뜻이다. ‘推定(추정)’은 ‘생각하고 헤아려서 결정하다’라는 뜻이다.
‘己’는 ‘자기, 자신’이라는 뜻이다. ‘利’는 ‘이롭게 하다, 이익’이라는 뜻이므로 ‘利己心(이기심)’은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하는 마음’이라는 뜻이 된다. ‘及’은 ‘미치다, 이르다, 도달하다’라는 뜻이다. ‘波及(파급)’은 ‘파도가 미치다, 파도가 이르다’라는 뜻인데, 어떤 상황이 파도처럼 퍼져 가는 것을 나타낸다. ‘波’는 ‘파도, 물결’이라는 뜻이다. ‘人’은 ‘사람, 다른 사람’이라는 뜻인데, 일반적인 사람을 모두 지칭하기도 하며, 다른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위의 뜻을 합치면 ‘推己及人’은 ‘자기를 헤아려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이르다’라는 뜻이 된다.
사람마다 생각이나 행위의 방식이 다르지만 근본적인 생각이나 근본적인 행위의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과 원숭이의 유전자는 97% 내지 98%가 동일하다. 그렇다면 사람은 2% 내지 3% 정도의 차이로 서로 다른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타인도 원하는 것이며,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타인도 원하지 않는다. 나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타인의 반응은, 그런 경우를 당한 나의 반응을 생각하면 거의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타인도 거의 모두 생각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조금은 살기가 편해진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