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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경남지사마저 ‘코드 인사’?

입력 | 2006-08-11 06:29:00


한나라당 소속인 김태호 경남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세차게 공격하는 편이다. 김 지사의 고향은 거창, 노 대통령은 김해로 서로 다르지만 나이, 정치 경력을 따지면 노 대통령이 한참 ‘선배’다. 그러나 김 지사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을 쏘아붙인다.

그는 지난해 12월 ‘신항 명칭 무효 촉구 경남도민 총궐기대회’에서 “노 대통령이 경남을 버렸다”며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인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소속일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을 가장 잘 활용하는 도지사”라는 찬사를 들은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김 지사가 최근 단행한 인사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것을 보면 노 대통령과 처지가 비슷하다. 김 지사는 자신의 ‘민선 2기’ 출범에 맞춰 도청 간부와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했으나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리더십의 위기라며 “8월 중순 4급 이하 인사가 끝나면 혼란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뚜렷한 원칙이 없었고 자기 사람 심기에 열중한 탓이다. 비선(秘線)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았다. 입소문이 나돈 사람은 틀림없이 그 자리에 앉혀 ‘내정설’을 뒷받침했다. 공무원노조와의 마찰도 폭염만큼이나 뜨겁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며칠 전 방영된 TV토론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잘 해결될 것”이라는 한가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대통령도 잘하고, 도지사도 잘해야 한다. 노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반 남았다. 김 지사는 4년 임기를 막 시작했다.

부디 김 지사가 여름휴가에서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아 가는 며느리’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