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서 일어난 갓난아이 냉동고 유기사건과 관련해 유력한 용의자인 집주인 C(40), V(39) 씨 부부가 프랑스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투르발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C 씨 부부는 1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투르에 있는 경찰서에서 2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이들의 변호사인 마르크 모랭 씨는 조사가 시작되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 "C 씨 부부는 숨진 갓난아이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한국 경찰이 대담하게도 불충분한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언론에 알려 파문이 커졌다. 한국 측의 음모를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랭 변호사는 또 "C 씨 부부가 한국으로 돌아가 조사를 받고 싶다는 의향을 나타냈지만 내가 만류하고 있다"며 "프랑스인이 굳이 한국에 가서 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의 박창호 외사협력관은 "이날 조사에서 C 씨 부부가 이달 28일 예정대로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 경찰의 조사를 받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경찰은 V 씨가 갓난아이들 유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며 수사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C 씨 부부의 11, 9세 아들들에 대한 유전자(DNA) 조사까지 마친 뒤 갓난아이들의 부모가 C 씨 부부라고 결론지은 만큼 분석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은 사실상 0%"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V 씨가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확보한 자궁 조직표본 세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DNA 분석을 추가로 의뢰했다.
한편 C 씨 부부가 한국행을 택한 데는 양국의 처벌수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에선 살인 피해자가 15세 이하일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중 처벌하는 반면 한국은 영아 살해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