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 한다면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화제를 모았던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11일 오전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인천 자유공원을 방문해 헌화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헌화 후 연설에서 "현재 한국에서는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하지 않았다면 통일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평화, 번영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통일이 되었어도 괜찮은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맥아더 동상은 한 사람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양국의 우정을 위해 서있는 것이며 미국은 전쟁과 평화, 빈곤, 풍요 등 어떤 경우에도 우방인 한국과 함께 해 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할 권리가 있는 민주주의 아래 살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공짜로 생긴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흘려진 피와 광주의 거리에서 숨진 애국지사들의 피의 대가"라고 밝혔다.
하이드 위원장은 냉전 이후 한국은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지만 미국 속담에 "새 친구를 사귀더라도 옛 친구를 버리지 마라. 새 친구가 은(銀)이라면 옛 친구는 금(金)이다"란 말이 있다며 양국이 더욱 긴밀한 우호관계를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필리핀 상륙작전에 참가한 참전용사.
이날 행사에는 하이드 위원장을 비롯해 에니 팔리오마바엔거 등 미국 하원의원 5명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피터 로 주한 호주대사,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 수산 카스트렌서 주한 필리핀대사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안상수 인천시장과 예비역 한국해병대원 등 100여 명이 나왔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