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모형판 세워놓고 훈련 한국의 왼발 키커 이을용(13번)이 14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선수 모형판을 세워 놓고 하는 세트 플레이 훈련에서 김정우(7번)와 안정환(오른쪽 앞)을 향해 볼을 띄워 주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베어벡호’가 마침내 첫 전투를 치른다.
14일 대만으로 출국한 태극전사들은 16일 오후 7시(한국 시간) 대만 타이베이 충산스타디움에서 대만을 상대로 2007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핌 베어벡 감독은 어떤 전술로 대만을 요리할까.
그는 “약체 대만은 수비 위주의 전술로 나올 것”이라며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뽑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대만의 밀집 수비를 뚫고 어떻게 대량 득점을 할 것인지가 과제.
소집 훈련 기간에 베어벡 감독은 미드필드 중앙에서 좌우 사이드로 볼을 연결한 뒤 다시 중앙으로 크로스하는 전술을 많이 사용했다. 중앙 밀집 수비를 직접 뚫기보다는 측면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겠다는 것.
이에 따라 좌우 날개 공격수의 역할이 커졌다.
오른쪽 날개는 최근 A3챔피언스컵 2006에서 6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이천수(울산)가 유력하다. 왼쪽 날개에선 박주영(서울)과 최성국(울산)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베어벡 감독은 좌우 측면 수비수 장학영(성남)과 오범석(포항)에게 활발한 오버래핑을 지시했다. 양발 인사이드슛을 활용한 중거리슛도 베어벡 감독의 집중 훈련 과목이었다.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포스트를 맡은 선수가 짧게 공을 내주면 박스 외곽에서 오른발과 왼발 인사이드로 번갈아 가며 골문 구석을 정확히 꿰뚫는 훈련을 했다. 김정우(나고야), 김두현(성남) 등이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14일 오전에 집중적으로 훈련한 세트피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프리킥은 오른발 이천수, 왼발 이을용(서울), 장거리 김진규(이와타)가 번갈아 가며 전술을 익혔고 장학영과 송종국(수원)을 중심으로 코너킥도 연마했다.
이란 시리아 대만과 함께 예선 B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2월 22일 시리아를 2-1로 꺾어 1승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9위의 약체로 이란과 시리아에 각각 0-4로 대패했다.
역대 전적은 13승 1무 6패로 한국이 우세. 한국은 1967년 아시안컵 예선에서 0-1로 패한 뒤 7연승을 달리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난히 고전해 왔다. 1956, 1960년 1, 2회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은 뒤 반세기 가깝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베어벡 감독이 첫 목표로 내건 아시안컵을 가져올 것인지, 그의 데뷔전인 대만전이 주목된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14일 대만 출정을 앞두고 ‘진공청소기’ 김남일(29·수원)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