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한 한명숙 국무총리가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다. 이날 정 의원은 낮술에 취해 음료수 잔을 쏟는 등 추태를 보였다. 광주=연합뉴스
한나라당 정진섭(경기 광주·사진) 의원이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술에 취해 주정을 부려 말썽을 빚고 있다.
한명숙 총리가 광복절을 맞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눔의 집 수련관을 공식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 의원은 술에 취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한 총리 옆에 앉아 횡설수설했다.
정 의원은 “제가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입니다. 원행 스님(나눔의 집 원장)이 고생하셨으니…잘 해야 되죠. 대한민국을 세계로 이끌고 동북아의 자존심을 세우고…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라는 등 횡설수설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원행 스님이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을 빨리 가져다 드려야 한다…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엄숙히 말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변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정 의원은 또 한 총리와 이희규 나눔의 집 후원회장이 대화하는 사이에 음료수 잔을 엎질러 한 총리 앞에 놓인 나눔의 집 현황보고 자료가 흠뻑 젖었다.
이날 행사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정 의원은 경기 도의원 등 10여 명과 광주의 한 음식점에서 낮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은 “지역구에 총리가 오셔서 참석했다”며 “점심때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릴 정도로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