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사진) 문화관광부 장관은 묵언(默言) 수행 중?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부 3층 장관실.
유진룡 문화부 차관 경질 파문과 관련된 취재를 위해 김 장관 집무실을 찾은 기자를 비서진이 가로막았다. 이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관의 방침”이라고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김 장관은 청와대의 인사 외압 여부, 그리고 청와대가 유 차관의 경질 사유로 든 신문유통원의 부실 운영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인물. 그러나 유 차관이 경질되고 청와대와의 거짓말 공방이 일주일째 이어지는데도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13일 본보 기자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 장관의 집에 찾아가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그는 집 안에 있으면서도 끝내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청와대와 문화부 사이에서 김 장관이 당당히 나서지 못할 난처한 속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의 묵묵부답은 유 차관이 경질된 8일을 국치일에 빗대어 ‘문화부 부치일(部恥日)’이라며 침통해하는 문화부 직원들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조직의 수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