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역사에서 처음으로 인도 출신 여성 CEO가 탄생했다.
펩시는 스티브 레인먼드(58)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은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인도 출신 여성인 인드라 누이(50)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차기 CEO로 임명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펩시는 청량음료업계에서 코카콜라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시가총액이 1441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회사.
인도 중산층 가정 출신인 누이 신임 CEO는 인도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꼽히는 인도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존슨 앤드 존슨, 모토롤라 등을 거쳐 1994년 수석 부사장으로 펩시에 입사했다.
누이 씨는 특히 2001년부터 CFO로 레이먼드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펩시의 구조조정과 수익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레인먼드 회장을 이을 잠재적인 후계자군으로 분류됐다.
회사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에는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를 입고 나올 정도로 인도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여성 록 밴드에서 활동해왔을 만큼 노래 실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포천이 발표한 세계 50대 여성 경제인 명단에서 11위로 선정되기도 했던 누이 씨는 펩시 이사회의 이번 결정에 따라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을 이끄는 12번째 여성 CEO로 부상했다. 그는 10월부터 펩시 CEO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던 레인먼드 회장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은퇴의사를 밝혔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