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검색 강화로 인한 비행기 지연과 결항에 따른 피해를 책임져라?'
영국 항공기 동시다발 테러 기도의 후폭풍이 소송으로 번질 조짐이다.
15일 영국 언론들은 브리티시 에어웨이(BA)와 라이언에어, 이지젯 등 3개 항공사가 런던 히스로 공항의 운영을 맡고 있는 영국공항공단(BAA)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테러음모 적발 이후 강화된 경비로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거나 아예 결항돼 최대 2억5000만 파운드 가량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 이 항공사들의 주장이다. 테러경보가 발령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BAA가 적절한 보안검색과 수하물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BA 측은 "이번 보안검색이 비행기 운영에 미친 영향을 따져보고 있으며, 그 결과를 향후 대응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테러기도가 적발된 이후 현재까지 BA는 1000편 이상의 비행기 운항 취소를 겪었다. 보안검색이 지연돼 비행기에 싣지 못한 수화물을 육로로 수송하면서 들어간 비용도 상당하다.
15일 하루만도 운항이 예정됐던 BA 비행편의 20%가 취소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최대 40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영국 정보당국은 이날 테러경보 수준을 '중대상황(critical)'에서 '엄중'(severe)으로 한 단계 낮췄다. 그러나 승객들에 대한 보안검색은 여전히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BAA는 홈페이지에서 "테러경보 수준을 낮췄다고 검색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항 이용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 이용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비행기가 취소돼 갈 곳이 없어진 여행객들이 공항 바깥에 텐트를 치고 새 비행기를 예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속출했다. 갓 결혼한 젊은 부부는 "히스로 공항이 신혼여행지가 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대물품이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것인지를 놓고 항공사간 해석이 달라 혼선을 빚는 일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