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으로 학령인구(학생 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초중고교 교원의 증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3분의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업 부담을 줄일 것을 요구해 온 교원단체와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교육대 및 사범대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채용규모 얼마나 줄어드나=15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7년도 초중고교 교원의 정원을 일반교과 교원 3900명, 비교과 교원 3900명 등 7800명을 늘려줄 것을 행자부에 요청했다.
비교과 교원 3900명은 유치원 종일반 교사 500명, 영양교사 2400명, 국립 사범대 우선 임용 위헌 판결로 인한 미임용자 특별채용 500명 등이다.
행자부는 비정규직인 영양사의 영양교사 채용 규모를 1700명으로 줄여 비교과 교원 증원 규모는 3200명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행자부는 교과교원의 증원 규모에 대해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정밀 재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혀 증원 인원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교원평가제의 시범 도입을 발표하면서 수업시수,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매년 6000명 이상 교원을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행자부가 3900명 증원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당초 계획에 비해 증원 규모가 3분의 1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학생수 10년 뒤 25% 감소=당시 교육부는 초등학교 25.8시간, 중학교 20.9시간, 고교 17.9시간인 주당 수업시수를 2014년까지 초등 19.6시간, 중학교 17.4시간, 고교 13.3시간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학급당 학생 수를 초등 32.3명, 중학교 35.7명, 고교 32.8명에서 초등 25명, 중학교 30명, 고교 31.5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주5일 수업제 추진 상황,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요인 등을 당초 계획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교원을 마구 늘리면 앞으로 교원이 남아돌게 돼 증원 규모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01만8000명이었던 초등학생은 2015년 291만4000명으로 27%, 중학생은 206만4000명에서 154만9000명으로 25% 감소할 전망이다.
▽교원단체 반발=교원단체 등은 당초 약속을 어겼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백복순 정책본부장은 “정부가 교원평가제,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등 교원들을 계속 밀어붙이면서 근무여건 개선 의지는 없다”며 “교육부의 약속 위반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동현 씨는 “지난해보다 교원을 크게 늘린다는 소식을 듣고 열심히 시험 준비를 했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