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케이신문의 서울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 기자가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일본 책 ‘혐한류 실천 핸드북’의 출간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반일 감정이 일본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구로다 기자는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내 한류 붐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하나의 출판 상술”이라며 “특히 노 대통령 시대에 와서 독도문제, 과거사 문제 등 반일감정 내지 반일 외교가 아주 뚜렷한데, 이 것이 일본인들의 민족 감정과 애국심을 자극했다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야 의원 11명이 지난 11일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가 우익단체들로부터 ‘조센징은 돌아가라’ 등의 수모를 당한 것과 관련해선 “조센징이라는 말은 일본에선 반드시 나쁜 뜻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 사람이라는 뜻이므로 일본인들이 조센징이라고 했다고 해서 반드시 차별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그러나 한국 사람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한국 국회의원들이 갔을 때 상당히 소란스러운 상태였을 텐데, 일부 우익 사람들 몰지각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며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기자는 지난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스쿠니신사 전범들은 일본 국민들 입장에선 애국전범”이라며 “연합군에 의해서 전범이라고 해서 처형당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승자의 판단이고, 일반 전몰자와 마찬가지로 모셔야 한다는 견해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중국은 하나의 외교 전략으로 야스쿠니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중국은 공산주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한국은 일본과 가치관을 같이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군국주의 정치가의 정신을 기리는 것은 현재 한국과 일본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자 “일본 사람들은 전쟁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지도자가 군국주의로 가자고 해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참배를 강행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해서 “그가 ‘아주 고집이 세다, 내 신념이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라며 “고이즈미는 그런 정치인”이라고 말해 총리 개인 성향의 일로 의미를 축소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