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에 지각한 고3학생들을 심하게 체벌해 물의를 빚은 대구 수성구 O고교 박모(35) 교사가 16일 재단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박 교사가 수년 전부터 학생들의 태도불량 등을 이유로 상습적으로 심한 체벌을 가했던 사실이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추가적으로 드러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교사는 올해로 7년째 이 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16일 이 학교 관계자들은 "박 교사의 체벌 사실이 알려진 뒤 대구시교육청과 인터넷 사이트에 오른 재학생과 졸업생의 글이 상당 부분 사실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일부 학생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학생들을 심하게 때리곤 해 언젠가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교육적인 체벌이 아니라 분풀이식으로 마구 때리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보통의 교사였다면 충고도 했겠지만 아무래도 박 교사가 재단이사장과 교장의 동생이다 보니 체벌이 지나쳐도 말리기가 어려웠다"며 "교사들 사이에는 올 것이 온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의 형인 박모 교장은 "지난해 3월 부임해보니 동생의 체벌이 문제가 되고 있어 수차례 경고를 줬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상습체벌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박 교사는 14일 보충수업에 5분 지각한 이 학교 3학년 유모 군과 안모 군의 엉덩이를 막대기로 100대 이상 때려 이 중 유 군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