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0년 새 사상 최악의 가뭄 피해가 발생한 중국 충칭(重慶)과 쓰촨(四川) 지역의 가뭄 원인이 올해 5월 완공돼 본격적인 물 가두기 작업에 들어간 싼샤(三峽) 댐일지 모른다는 기상전문가의 분석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댐 건설 이전부터 수많은 서방 학자가 생태계 교란에 따른 기상이변을 경고했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나 학자들은 이를 일축해 왔다.
16일 홍콩 핑궈(빈果)일보와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충칭 시와 쓰촨 성 지역은 5주째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연일 35도가 넘는 고온이 계속되면서 1951년 이래 최악의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15일 현재 가뭄 피해 지역은 쓰촨 성과 충칭 시를 포함해 총 148개 현·시·구 지역으로 직접 손실액만도 95억 위안(약 1조1495억 원)에 이른다.
충칭은 이날 전체 농경지 162.2만ha의 79.7%에 해당하는 129.3만ha가 가뭄 피해를 보았다. 이 가운데 67.6%에 해당하는 87.5만ha는 농작물이 이미 고사했거나 고사하기 일보 직전이라 앞으로 비가 내린다고 해도 수확이 불가능한 상태. 충칭의 농경지 절반은 올해 수확량이 제로인 셈이다. 쓰촨 성 역시 20.9만ha의 농경지가 거북 등처럼 갈라진 상태다.
식수난도 심각하다. 충칭의 755만여 명과 쓰촨의 300만여 명 등 1055만여 명이 현재 먹을 물이 부족해 급수차에 의존하고 있다. 1100여만 마리의 가축도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北京)사범대 수리학연구원 왕훙치(王紅旗) 교수는 “이번 가뭄이 대기 변화와 연관성이 크긴 하지만 싼샤 댐 완공에 따른 새로운 지형지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쓰촨 분지를 거쳐 후베이(湖北) 성으로 흘러나가는 창장(長江) 강의 출구 부분에 위치한 싼샤 댐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쓰촨 분지의 더운 공기가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고온과 가뭄을 가져 왔다는 것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