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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미국정부가 조종한 음모? 가을학기 강의싸고 논란

입력 | 2006-08-20 17:46:00


대학 강단에서 "9·11테러는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조종한 음모"라고 가르치는 것이 학문의 자유로 인정될까?

케빈 바렛 씨가 가을학기부터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이런 내용의 강의를 하기로 해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인터넷에 바렛 씨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60여 명의 국회의원이 그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8일 바렛 씨의 강의가 학문의 자유에 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인사들은 "학문의 자유를 벗어난 위험한 수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가 강의에 적절한 내용인가', '그 기준을 누가 결정할 것인가' 등의 공방에 불을 질렀다. 또 결국 검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런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콜로라도대 워드 처칠 교수는 9·11테러 희생자들을 '작은 아이히만(유태인 학살을 주도한 나치 전범)들'이라고 불렀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해임됐다. 올해 초에는 노스웨스턴대 아더 버츠 교수가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는 없었다"고 주장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위스콘신대는 바렛 씨가 당초 계약대로 가을학기 강의를 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그의 해임을 주도해온 스티브 내스 의원은 "바렛 씨가 강의를 한다면 대학에 자금지원을 축소하는 법안을 내겠다"고 경고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