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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참여없는 참여정부, 거수기 여당” 쓴소리

입력 | 2006-08-21 12:02:00


5.31 지방선거 이후 두 달 반가량 두문분출 하던 열린우리당 김영춘(사진) 의원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좌파적 수구세력으로 전락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긴 글을 올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총체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선 열린우리당에 대해 “반지역주의연합, 거수기 여당에 불과하다”며 “경제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도 혁명을 하는 것처럼 정치를 했다. 한나라당에게는 좌파라고 비난받으면서도 정작 서민들에게는 자신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 받는 ‘정치적 무능’ 그 자체”라고 맹비난 했다.

그는 “또한 이상만으로 과도한 정당 실험을 했다”며 “단결의 구심이 명확하지 않은 기간당원제, 당정분리 등 정치실험을 했고, 그 결과 구성원들을 소모적인 논쟁으로 지치게 만들고 상호불신과 극렬한 분파주의만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세계화시대에 대한 명확한 자기 입장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사실 우리당의 다수 의원들은 도저히 신자유주의자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인데,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느라 어쩔 수 없이 상흔을 얻었다. 이것이 정체성 혼란을 초래한 기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독선적이고 결함이 있는 지도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 대통령은) 대연정 등 충동적인 발언과 준비되지 않은 정치행보가 큰 문제”라며 “한미FTA 추진에서 보듯 대통령의 고민의 출발점은 정당하나, 참여정부를 자처하면서 지지자, 이해당사자, 국민들에 대한 설명과 동의 과정 없이 돌발적으로 추진해가는 독선적인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결국 참여가 없는 참여정부”라며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 막고 경제학 교과서만 읊어대는 정부는 좋은 정부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의 민생현장 시찰 건의를 번번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대통령에게 현장방문과 서민들에 대한 격려를 주문했지만, 대통령은 ‘정치 쇼’라고 거북하게 여겼다”며 “지도자로서 작지 않은 결함”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제 제기에 대한 대안으로 ‘릴레이 대논쟁’을 제시했다. 그는 “백가쟁명이어도 좋으니 올해 연말까지 현재의 위기에 대한 해법과 개혁세력 및 국가의 진로에 대한 연구회들을 조직하자”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중도개혁세력의 부활을 소망하는 모든 국민들의 치열한 논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말 개화파의 몰락은 정치운동의 조급성과 지식운동의 미약함, 그리고 사회운동과의 단절이 그 원인”이라며 “열린우리당의 국회의원들은 이 엄중한 위기의 국면에서 모두 마음을 비웠으면 한다. 우리의 실험이 끝내 실패한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과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춘 의원은 지난 2000년 서울 광진갑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 입문한 뒤 2003년 7월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이후 2004년 17대 선거에서 같은 지역에 당선돼 2선 의원이 됐으며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선대본부장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