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무로와 강남을 거쳐 경기 파주시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에 영화단지가 조성된다.
국내 최대 영화사인 싸이더스FNH의 차승재 대표는 ‘파주 출판도시 2단계 추진위원회’와 함께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사들의 파주 이전 계획을 밝혔다.
추진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은 차 대표는 “한국 영화가 산업적으로는 체질 개선이 이뤄졌지만 내적 성장이 동반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영화 역시 서사의 한 형태이고, 서사의 근원이 문학이라면 서사의 젖줄을 대는 이곳 출판단지에 같이 둥지를 틂으로써 내적 성장을 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강남시대가 열리면서 영화를 그냥 산업으로만 생각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예전 충무로처럼 한 동네에 모두 모여 아옹다옹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파주 이전 계획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파주에 둥지를 틀기로 한 영화사는 현재 18개사. 싸이더스FNH를 비롯해 MK픽처스, 청어람, LJ필름, 모호필름, 김기덕필름 등 유명 영화사들과 함께 세방현상, 라이브톤 등 후반작업 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영화 제작을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차 대표는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작품 편수를 보유하고 있고 그 영화를 통해 문화적 기여를 한 회사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오늘을 기점으로 더욱 많은 업체가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사들은 2단계 출판도시가 들어서는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산남리, 서패리, 신촌리 일원의 20만7400평의 대지 내 3만∼5만 평의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2008년까지 입주를 완료하는 게 목표다.
열화당 이기웅 대표를 주축으로 출판인들이 17년간 공을 들여 세운 파주 출판단지에는 26만4400평의 대지에 현재 400여 개의 출판 관련 업체가 들어서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