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김승희 글·최정인 그림/48쪽·9500원·비룡소(7세 이상)
정면을 응시한, 눈물을 가득 담은 소녀의 동그란 눈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표지 그림 얘기다. 일러스트레이터 최정인 씨가 모처럼 화려한 색감의 그림책을 선보였다. 바리공주의 파란만장한 삶이 색과 선의 또렷한 변화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김승희 시인은 리듬감 있는 문체로 무속신화를 들려준다. 오구대왕은 계속해서 딸을 낳자 일곱째인 바리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에 버린다. 가난한 할미 할아비가 건져 정성껏 키운다.
오구대왕은 몹쓸 병에 걸리고 저승에 있는 약수를 구해야 하는 일이 남는다. 결국 버려진 아기 바리공주가 이 일을 맡아 고된 여정을 떠난다. 김 시인의 첫 그림책이란다.
강하고도 처연한 바리공주라는 캐릭터가 요즘 아이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