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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건강검진 언제…시력 3세, 자폐증 18개월때 시작

입력 | 2006-08-28 03:00:00


‘언제부터 아이의 시력검사를 하는 것이 좋을까.’ ‘만 3세부터 매년 시력검사를 하면 사시 약시 등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신체 및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려는 부모를 위한 ‘어린이 청소년 성장발달 검사표’가 만들어졌다.

서울시와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안과학회 등 15개 학회는 질병의 조기 발견을 위해 신생아부터 18세 청소년까지 성장 단계별로 받아야 하는 22가지 검사 항목을 만들었다고 27일 밝혔다. 예방 접종 항목은 연령별로 체계화돼 있지만 신체 및 정신 발달과 관련한 연령별 검사 항목이 체계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검사표에 따르면 만 1세부터 청력, 구강, 빈혈, 소변, 혈압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정신과 질환인 소아자폐증 사전 검사는 생후 18개월에 시작해 3세, 5세 때 각각 한 차례씩 받는 게 좋다.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에게 생기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검사는 6세 9세 12세 때에 실시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울시 어린이 청소년 건강사업지원단이 선정한 22개 검사 항목은 △신생아 검진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 △청력검사 △귀 코 목 검사 △외안부 검사 △시력검사 △구강검사 △신장 체중 머리둘레 측정 △빈혈검사 △소변검사 △혈당검사 △혈압검사 △영유아 발달평가 △영유아 언어발달 평가 △정서 및 행동문제 사전 검사 △소아우울증 사전 검사 △자폐증 사전 검사 △ADHD 사전 검사 △엉덩관절 탈구 검사 △허리가 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검사 등이다.

한국에선 매년 1000명당 1.5명의 신생아에게서 선천성 난청이 발생하고, 1만 명당 20명이 자폐증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강사업지원단은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연령대별로 발병률이 높고 사전 검사를 하면 병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게 표로 만들었다.

신생아 검진 가운데 반사신경 검사 등은 부모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며, 6종의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와 신장 체중 머리둘레 측정 등은 보건소와 병원에서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건강사업지원단 단장인 한양대병원 소아과 이하백 교수는 “대부분의 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하기 쉽지만 많은 부모가 시기를 놓쳐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보거나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한다”면서 시기별 검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4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어 ‘어린이 청소년 성장발달 검사표’를 확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확정된 검사표를 보건복지부를 통해 전국 1만3700여 개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에 모자수첩 형태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