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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단체 간부가 남학생 150여명 성추행

입력 | 2006-08-28 14:08:00


40대 청소년단체 간부가 동성애에 인터넷사이트에서 알게 된 초중고교 남학생 150여 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해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4년간이나 이런 범죄를 저질러 왔지만 피해 학생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학교나 부모에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그동안 적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성인 변태성욕자들이 동성애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에게 접근이 쉬워짐에 따라 아들을 둔 부모도 자식이 성관련 범죄의 피해자가 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6월 초 동성애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 주로 찾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알게 된 B(17·고2) 군을 안양시의 한 모텔로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 등으로 28일 모 청소년단체 안양군포지역 사무장 A(40)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 씨는 같은 고교생인 줄 알고 만나러 나온 B 군에게 '동성애 사실을 담임교사와 집에 알리겠다'고 협박, 겁을 먹게 한 뒤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또 2003년 7월 같은 사이트에서 만난 C(17·고2·당시 중2년) 군을 수원시 영통구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등지에서 3차례에 걸쳐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2002년 8월부터 최근까지 주 1,2회씩, 150여 명의 수도권일대 남학생을 성폭행하거나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었으며 이 중에는 초등학생 10여 명도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을 만났으나 자신이 일하고 있는 청소년단체의 수련회 등을 통해 알게 된 학생들에게도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 학생 100여 명의 성추행 장면사진 2000여 장과 동영상 100여 개를 저장한 A 씨의 컴퓨터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은 "A 씨는 부인과 초등생 자녀 2명을 뒀고, 청소년단체 간부와 레크레이션 강사로 일하며 외부에는 성실한 가장으로 비춰졌다"며 "A 씨가 성인과는 동성애를 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성도착증환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함정수사를 하던 도중 만난 B 군이 "A 씨를 엄벌해 달라"며 피해사실을 알려옴에 따라 A 씨의 신원을 확인해 검거했다.

A 씨는 인터넷 채팅을 할 때 주로 20대 후반의 동성애자나 고등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피해 학생들을 만나왔다.

과천=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