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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대입 통합교과 논술

입력 | 2006-08-29 02:59:00


■ 논제

제시문은 인간 사이의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이러한 갈등이 생긴 원인에 대해 밝히고, 우리 사회에 내재된 갈등의 사례를 제시한 후 이를 바람직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1. (가)와 (나)에 나타난 갈등의 원인이 어떻게 다른지 견주어서 말할 것.

2. (다)와 (라)에 제시된 대책이 타당한지에 대해 논할 것.

3.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정도로 할 것.

[제시문은 8월 15일자 2면 또는 이지논술 사이트 참조]

■ 학생글

정채윤·수원 천천고등학교 3학년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다. ①그러므로 인간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서 살아갈 수 있다. ②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서로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②이러한 갈등은 우리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내재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갈등의 사례로 주차 문제를 들 수 있다. 한정된 공간에 모두 자신의 차를 주차시키려 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②이러한 갈등이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으면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이웃 간의 반목을 초래한다. ②이러한 갈등은(⇒결국에는) 당사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소음으로 피해를 주게 된다. ③이처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개인뿐만 아니라 나머지 사회 구성원에게도 피해를 준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②이러한(⇒주차 문제와 같은) 작은 갈등뿐만 아니라 크고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면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②이러한 갈등의 원인을 제시문 (가)와 (나)에서 찾을 수 있다.

④(가)는 호부호형을 하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와 길동의 갈등의 원인을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여긴다. 사회 제도나 복지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도에 의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앞에서 본 주차 문제도 한정된 주차 공간 때문에 모든 차를 수용할 수 없어서 발생한 갈등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갈등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야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만으로 갈등이 발생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나)에서 찾을 수 있다. ⑤개인의 이기주의로 인한 물질적인 이익을 최우선시 함에 따라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개인의 이득만을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지닐 때 갈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주차문제로 인한 갈등도 결국은 한정된 주차공간에 의한 것보다 ⑥양자가 양보와 배려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은 사회 구조적인 것이라기보다 개인의 의식 구조의 문제가 더 근본적인 원인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제시문 (다)에서는 사회 제도를 개선하고 복지 정책을 마련하여 체계적인 사회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으로 어느 정도의 갈등은 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아무리 사회 제도를 개선하고 복지 정책을 마련한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여 필요 이상으로 많이, 더 좋은 것을 추구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갈등은 사회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에서 제시한 공정성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개인이 이익을 추구하기 전에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타인을 생각할 때, ⑦자신의 입장만을 추구하지 않고 상대방을 고려할 수 있다. ⑧이를 바탕으로 상호간 협력을 통해 양자 모두가 이익을 얻게 되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상대방을 ‘우리’라고 여기는 공동체 정신을 지닐 수 있어야 하겠다. 사회 구성원 모두를 공존의 대상으로 여길 때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첨삭지도

이번 논술에서는 요구한 세 가지 논제와 유의 사항 1, 2번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여기서 실수를 범했다. 부분적으로는 논지가 명확하더라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면 글의 통일성은 떨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채윤 학생은 비록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논술의 틀을 짜는 것은 긍정적이었다. 우선 유의 사항 1번을 인간 사이의 갈등 원인과 묶고, 우리 사회의 갈등 사례로 ‘주차 문제’를 든 다음, 이것을 제시문 (다)와 (라)에 제시된 대책을 적용하여 풀고자 했다. 미세한 오류는 차지하고 몇 가지를 조언하고자 한다.

① ‘교류’란 문화나 사상 따위가 서로 통한다는 뜻으로 ‘관계’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겠다. 또한,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당위 명제는 표현을 달리하여 강조하는 것이 좋다. ⇒ ‘그러므로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② 정채윤 학생은 습관적으로 ‘이러한’, ‘이처럼’과 같은 순접의 접속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자칫 글자 수를 채우려는 의도로 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글을 쓰고 난 다음에는 늘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잘못된 글쓰기 습관이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를 바란다.

③ 앞의 문장을 반복하는 느낌이 든다. 문맥상 ‘이처럼 갈등은 단순한 원인으로부터 복합적인 성질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

④ 문맥이 어색하다. ‘제시문 (가)에서 나타난 아버지와 길동의 갈등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

⑤ 제시문 (나)에서 드러난 갈등의 발생 원인을 정리한 부분인데 미흡하다. 제시문을 요약할 때는 제시문의 핵심어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나)에서는 ‘소유’를 들 수 있겠다. 따라서 ‘개인이 필요에 의한 소유가 아닌 남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소유를 시작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

⑥ 제시문 (나)의 원인을 적용하려면 주차 문제는 모두가 ‘공유’해야 할 주차 공간을 개인이 ‘소유’하고자 열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으로 볼 수 있다.

⑦ 앞 문장과 내용이 중복된다. ‘이익 추구의 이상적인 적정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

⑧ 결론에 이르러 전체적인 논지 전개에 힘이 빠졌다. 제시문 (라)에서 ‘공평한 관찰자’ 개념을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순히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가 아니라 (라)에서 바람직한 경제적 윤리관으로 제시한 ‘공평한 관찰자’ 개념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갖게 할 수 있을지 제시해 주는 것이 적절하다.

논술은 바둑과 같다. 문장의 호응, 맞춤법과 같은 국소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글 전체의 흐름을 읽는 눈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평소에 짜임새 있는 논술문을 읽으면서 논제와 유의 사항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파악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이만기 Uwayedu 언어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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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논제 (1)] 제시문 (가)에 나타난 원리를 요약, 설명하시오. (300자 내외)

[논제 (2)] 제시문 (나), (다)에 나타난 두 관점을 비교하시오. (400자 내외)

[논제 (3)] 제시문 (가)의 원리를 바탕으로 (나), (다), (라)의 핵심 내용들을 통해 개인과 국가와의 관계를 논하시오. (1600자 내외)

■ 제시문

(가) 롤러코스터가 회전의 정점에 있을 때, 롤러코스터 내부에 있는 사람은 중력보다 큰 원심력을 반대 방향으로 받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 원심력은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가상적인 힘이다.

옆 과 같이 외부에서 힘이 계속해서 가해진다는 조건하에서 이들 대칭적인 두 힘의 작용으로 물질의 원운동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원심력과 구심력에 관한 공식]

질량 m인 질점이 일정한 크기 F의 구심력을 받아 속도의 크기 v로 반지름 r인 원둘레를 등속운동하고 있을 때 다음 공식이 성립한다.

(나) 영국으로 휴가를 간다고 해보자. 나는 영국의 법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과 질서의 가치, 즉 재산권 제도의 장점 등에 관해 도덕적으로 분명하게 성찰하여 영국의 법을 준수한다. 그러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면 나는 내 나라에 돌아왔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미국법에 대해서 영국법과는 다른 아주 친밀한 감정을 갖는다. 미국법은 우리 정부가 선포한 것이기에 그것에 복종해야 할 특별한 의무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나키스트들은 내 생각이 순전히 감상적이며 객관적, 도덕적 기반도 지니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권위가 동등한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것들은 모두 정당하지 않다. 내가 도덕적으로 자율적이라면 미국법을 준수하는 이유는 내가 다른 나라에서 그 나라의 법을 준수하는 것과 같은 이유여야 한다.

여기서 제기된 딜레마는 적법한 국가 개념으로 간결하게 나타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최상의 자율성을 지닐 의무가 있다면, 국민이 국가의 명령을 준수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갖는 국가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적법하고 정당한 국가의 개념이란 공허한 것으로 비치며, 철학적 아나키즘이 진보적 인사에게는 타당한 정치적 신념처럼 보인다.

[로버트 폴 볼프, ‘아나키즘-국가 권력을 넘어서’]

(다) 시민들은 그의 의견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제정된 모든 법률에 동의한다. 심지어 그 법률을 위반하면 처벌받는 것에도 동의한다. 국가의 모든 구성원의 항구적인 의지가 일반의지이며 그것에 의해 구성원들은 시민이자 동시에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어떤 법률안이 의회에 제출되는 것은 제안된 법률안을 승인할 것인지 아니면 거부할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일반의지를 따르는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며 개표를 통해 일반의지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내가 반대한 법안이 통과될 때 그것은 단지 내가 실수를 했으며, 내가 일반의지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과는 달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라) 열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나를 공동체에 소속시키는 것이며, 또한 공동체를 내 속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분별없이 받아들여 진리도 없고 허위도 없으며, 선한 것도 없고 악한 것도 없으며, 아름다운 것도 없고 추한 것도 없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은 진지한 삶을 사는 인간의 마음이 아니다. 열린 마음은 분별을 위한 마음이고, 풍요한 삶을 위한 마음이며, 성장하려는 마음이다. 그것은 또한 권위주의의 노예가 되는 것을 거부하려는 마음이고, 어떤 힘에 예속되지 않으려는 마음이며, 한 가지로 경직되어 어떤 새로운 것에도, 새로운 사태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과 고착에서 탈피하려는 마음이다. 또한, 그것은 아집과 편견의 지배에서 해방되려는 마음이며, 협동과 결속의 태세를 갖춘 마음이다. 열린 마음의 목적은 공동체 속에서 이웃 및 동족과 더불어 생활하는 나 자신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하려는 데 있다. 즉, 그것은 나의 삶뿐만 아니라, 모두의 삶을 위한 것이다.

[고등학교 교과서 ‘윤리와 사상’]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