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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새 브랜드로 날개 달고 디자인으로 고객만족

입력 | 2006-08-29 03:00:00


《통신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춤했던 통신업체들이 최근 새 브랜드를 발표하고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통신업체들이 홈 네트워크, IP TV, 휴대인터넷 등 미래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통신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해외진출 사례도 있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기술의 원조이자 통신 강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 SK텔레콤은 인터넷접속서비스(ISP) 회사인 어스링크와 합작으로 회선임대 이동통신망(MVNO) 회사인 ‘힐리오’를 설립해 5월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성장 엔진에 불을 붙이고 있는 국내 통신업체들의 주요 서비스와 전략을 알아봤다.》

○ 브랜드와 디자인을 강화한다

수준 높은 기술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통신업계에서 이제 기본 중의 기본으로 통한다. 통신업체들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 충성도를 높이는 것을 새로운 도약의 핵심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참신한 브랜드를 앞다퉈 발표하고 디자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신규 브랜드 ‘T’를 발표했다. T는 ‘통신(Telecom)’ ‘기술(Technology)’ ‘최고(Top)’ ‘신뢰(Trust)’를 뜻한다. 최고의 기술로 신뢰할 수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SK텔레콤 비즈니스총괄 이방형 부사장은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시대에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해 ‘T’를 런칭했다”고 말했다.

‘T’의 등장은 기업 브랜드와 이동통신 서비스 브랜드의 역할 분담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앞으로 ‘SK텔레콤’은 기업 브랜드, ‘T’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대표 브랜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기존의 이동통신 브랜드들도 단계적으로 ‘T’를 활용한 브랜드로 바꾸어나갈 계획이다.

KTF는 디자인 마케팅을 앞세워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KTF는 올 4월 조영주 사장이 직접 “고감성 시대를 맞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을 회사의 핵심 역량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디자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특히 회사 차원의 디자인 마케팅에 머물지 않고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마케팅 행사를 다양하게 펼친다는 게 KTF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KTF는 지난달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일반인과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마케팅에 참여하는 ‘KTF 스타일 &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광고에서도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허름한 가죽 재킷을 입은 젊은이가 자신의 패션에 맞추기 위해 휴대전화를 일부러 벽에 긁어 자국을 내는 ‘디자인에 미치다’, 면접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7.9mm 두께의 초슬림 휴대전화를 잡으려다 잘 잡히지 않자 당황한다는 내용의 ‘디자인에 당황하다’ 광고를 4월부터 내보냈다.

○ 컨버전스로 승부한다

홈 네트워크, 유선통신과 이동통신의 결합 등 다양한 컨버전스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로 시장 석권을 자신하고 있는 업체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KT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홈 네트워크는 초고속인터넷망(메가패스)에 홈게이트웨이(셋톱박스)를 설치해 가정 내 가전기기를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가입자는 인터넷, 홈뷰어(단말기를 이용해 외부에서 집안의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기능), 주문형비디오(VOD),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 홍보실 구자호 과장은 “조명 가스 출입문 난방 전기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고 외부인의 침입과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홈 시큐리티 서비스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로 성장 동력을 가동 중이다. 7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하나TV’는 초고속인터넷망과 IP 셋톱박스를 통해 TV로 영화, 드라마, 교육 프로그램 등 고화질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골라볼 수 있는 VOD 서비스다.

LG텔레콤은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는 ‘기분존(Zone)’ 서비스를 4월에 선보였다. 이 서비스 가입자는 한 대의 휴대전화기로 집안에서는 유선전화, 집 밖에서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분존’을 이용하려면 ‘알리미’라는 담뱃갑 절반 크기의 소형기기를 별도로 구입해 집이나 사무실의 콘센트에 끼워놓아야 한다. 알리미는 반경 30m 이내에 서비스 영역을 구축하는데 이 안에서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해도 이동통신 요금이 아니라 유선통신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전화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