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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를 위해”… 미쳐야 미친다

입력 | 2006-08-29 03:00:00


《주부 안정은(32) 씨는 평소 맛보기 어려운 한식이나 외국 음식을 하는 식당을 자주 찾는 편이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 맛집을 찾아갈 뿐 아니라 재료를 구해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재료를 쉽게 구하지 못해 잘 못했다. 하지만 요즘엔 집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때가 많은 편이다.》

백화점과 편의점, TV홈쇼핑에서는 세계 각국의 향신료나 조미료는 물론 공화춘 자장면, 조계종 사찰음식 등 전문 음식을 상품으로 내놓으면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 백화점, ‘SIY족(族)’을 잡아라

백화점들이 잇달아 수입 조미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본점 수입식품 조미료 매장을 10여 평 늘린 60평 규모로 확대했다. 판매품목도 300종에서 1000종으로 3배 이상 다양해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무역센터점 수입식품 매장을 7평에서 28평으로 4배로 넓혔다.

이곳에서는 소스 240종, 파스타 면류 100종, 일본 음식재료 150종, 오일 60종 등 1500종의 수입식품을 판다.

현대백화점 유지훈 식품바이어는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인 ‘SIY(Spice It Yourself)족’이 늘었다”면서 “이 덕에 수입 조미료 매출이 작년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해부터 해외 유명 조미료 브랜드를 많이 들여왔다”면서 “올해 수입 조미료 판매액이 한 달 평균 8억 원으로 작년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 사찰음식에서 공화춘 자장면까지

유명 맛집의 음식을 아예 제품으로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 서울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사찰음식 전문가인 홍승 스님의 요리법으로 만든 장아찌와 나물 등 20여 종의 반찬류를 판매하는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이달 중순부터 강원 철원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부요리 전문매장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한국 명(名)식품관’에서 판매되는 12개 브랜드의 음식 100여 종을 조만간 200여 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영등포점 등으로 판매장을 더 늘리기로 했다.

편의점업체 GS25는 국내 최초의 자장면집인 ‘공화춘’의 전통 조리방식으로 만든 컵라면 및 봉지라면 자장면을 최근 매장에 내놓았다.

신세계 이종묵 신선식품팀장은 “몸에 좋은 음식이나 맛깔 나는 특이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유통가에서 이런 전문 음식을 상품으로 내놓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