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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만나는 ‘논술 친구’ 든든합니다”… ‘이지논술’

입력 | 2006-08-29 03:00:00

22일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부속여고의 2학년 교실에서 권희정 교사와 학생들이 ‘이지논술’을 교재로 삼아 독서토론·논술 수업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진짜 현실과 가짜 현실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22일 오후 4시 반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부속여고의 2학년 교실.

권희정(국어) 교사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학생 17명은 이내 열띤 토론에 들어갔다.

동아일보사가 발행한 8월 15일자 ‘교과서로 배우는 理·知논술’을 펼쳐 놓은 학생들은 친구의 의견을 꼼꼼히 받아 적어가며 가상현실과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영화 ‘매트릭스’를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현실의 관계를 풀어낸 글이 이날의 토론 소재였다.

“주인공 네오는 모피어스가 건네준 빨간 약을 먹고 비로소 가상현실에서 빠져나와 ‘현실’을 인식하게 되는데요.

이때 네오가 깨달은 현실도 ‘진짜 현실’이라고 100% 확신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현실이라고 불리던 것을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고 의심하는 그 자체가 이미 ‘진짜 현실’은 아닐까요?”》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권 교사의 논술·독서토론 수업은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수업시간. 지난 1년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등 50여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해 왔고, 최근에는 ‘이지논술’도 수업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김푸르나(17) 양은 “책을 읽고 토론할 때는 생각이 깊어지지만 머릿속에 정리가 잘 안 됐는데 이지논술은 고치고 배워야 할 구체적인 생각의 표본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권 교사는 “이지논술은 시사문제, 영화, 실전 논술 등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담고 있어 논술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이 ‘이지논술’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읽는 코너는 ‘영화, 생각의 보물 창고’. 재미로만 보아 왔던 영화를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 일선 큰 호응=동아일보의 이지논술이 학교 수업 현장에서 매력적인 논술 교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지논술은 독자 맞춤형으로 제작·배달되는 논술 전문 섹션. 초등학생부터 고교 3학년까지 단계별로 요구되는 논술 실전문제와 배경지식, 입시정보 등을 담고 있다. 구독을 희망하는 가정과 학교에만 배달한다.

이지논술은 일선 교사와 학원가 스타 강사, 동아일보 논설위원 및 기자 등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교과서에 제시된 기초 원리를 바탕으로 삼고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학별로 도입하는 ‘통합교과형 논술’에 맞춰 서로 다른 과목 사이를 넘나드는 이른바 ‘과목간 전이(轉移)’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초중고교 교과 논술, 영재교육, 특수목적고 대비 논술·구술, 시사 이슈, 뉴욕타임스 및 영화를 통한 논술공부에 이르기까지 논술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www.easynonsul.com)를 통해 20여 개의 동영상 강의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의 몸 상태를 알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지논술을) 많이 들어서 논술을 잘하고 싶어요.”(‘초등논술 클리닉’ 강의 후기·서울 정목초등학교 5학년 심소정)

“학교 시험을 봤는데 이지논술 내용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실전에서 필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좋습니다.”(박정하 교수의 ‘대입논술 A∼Z’ 강의 후기·서울 중동고 3학년 문인용)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시사적인 것까지 알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원어민이 읽어주니 발음을 놓치던 부분까지 알 수 있습니다.”(‘NYT로 논술을 잡아라’ 강의 후기·부산 대천리중 2학년 백준호)

▽주간 발행으로 전환=올해 2월 28일 첫 호가 나온 ‘이지논술’은 그동안 격주간으로 발행됐으나 일선 교육 현장의 호응과 요구에 따라 29일자(14호)부터 주간으로 바뀌었다.

주간 ‘이지논술’은 이슈와 현장을 다루는 이른바 ‘움직이는 논술 뉴스’를 대폭 보완했다. 특히 2008학년도 입시부터 주요 대학이 이른바 통합교과형 논술 문제를 출제키로 함에 따라 ‘이지논술’ 내용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이 제시한 논술 예시문항의 유형에 맞추어 재구성했다.

2007학년도 수시 대비 논술 문제와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의 ‘대입논술 A∼Z’도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합교과 논술에 안성맞춤=‘통합교과형 논술’ 교재가 마땅치 않아 일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논술’은 요긴한 교재가 되고 있다. 이지논술은 8월 말 현재 가정독자 외에 전국 300여 개 학교, 350여 명의 교사에게 2만6000여 부가 배달돼 수업 현장에서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대전 신탄진중 류근창(영어) 교사는 이지논술을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육에까지 활용하고 있다. 류 교사는 담당 학급에 30여 부, 학부모 대상 교육에 30여 부,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40부 등 모두 100여 부의 이지논술을 교재로 쓴다.

류 교사는 보충수업이 없는 중학교의 특성을 이용해 아침 독서시간을 활용한다. 매일 일정 분량씩 아침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이지논술을 읽고 토론한다. 또 오후 방과 후 활동에서는 주 3, 4회 교재로 활용한다.

특히 월요일 오후 류 교사는 논술에 관심을 보이는 학부모들을 학교로 초청해 이지논술 활용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집에서 이지논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하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 중앙고 김재한(윤리) 교사는 “3학년 학생들이 모두 이지논술을 보고 있다”면서 “특히 박정하 교수가 연재 중인 ‘대입논술 A∼Z’와 시사 이슈를 다루는 코너가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