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 26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폭군남편협회’가 도쿄(東京) 도심에서 이색 대회를 열기로 해 화제다. 1999년 만들어진 이 협회는 이름과는 반대로 가정에서 한번이라도 폭군이 돼 보기를 꿈꾸는 ‘공처가’들의 모임.
2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폭군남편협회 회원 100여 명은 다음 달 9일 도쿄 JR야마노테센 신바시(新橋) 역 앞에 모여 사랑의 3원칙을 단체로 외치기로 했다.
이 단체의 표어인 사랑의 3원칙은 ‘미안해요를 겁먹지 말고 말하자’, ‘감사해요를 주저하지 말고 말하자’, ‘사랑해요를 수줍어하지 말고 말하자’.
대회 장소로 신바시 역을 택한 이유는 중년 봉급생활자들이 즐겨 찾는 술집이 즐비해 ‘아저씨들의 성지(聖地)’로 불리기 때문.
이 단체의 회장인 아마노 슈이치(天野周一·54) 씨는 “아저씨들의 성지에서 사랑을 외침으로써(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패러디) 전국의 고민하는 ‘폭군남편’족에게 활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식 대회가 끝난 뒤 우의를 다지기 위해 술자리를 열 계획이지만 각자의 아내가 화내지 않는 선에서 끝내기로 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