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포항공장 추가 투자가 사실상 중단돼 포항시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신항 공사장 부근에 건설한 포항 블록공장 1단계(3만 평) 준공식을 열었다.
110억 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유조선 등 대형 선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판을 조립해 현대중공업에 공급하고 있다.
준공식 자리에서 현대중공업과 포항시는 1000억 원을 투입하는 2단계(19만 평) 본(本)공장 설립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포항시는 이 블록공장 인근 도로 개설과 공장용지 일부 매입 등으로 모두 120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1단계 공장 건립 이후 지금까지 2단계 공사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2004년 포항 투자를 결정한 것은 울산에서 공장용지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현재 울산에서 블록공장용지를 상당 부분 확보해 더는 포항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8일 “포항에 추가로 공장을 설립하는 문제는 ‘소극적 검토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이는 당장의 투자는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또 포항건설노조의 장기 파업도 현대중공업이 추가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파업 없는 평화적 노사관계를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포항건설노조의 과격시위도 포항에 대한 추가 투자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솔직히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대표적인 투자유치 사례로 꼽아 온 현대중공업의 공장 추가 건설 계획이 흐지부지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현대중공업 포항공장은 영일만신항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며 “조만간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계획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