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동아건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이끌며 한 때 세계적인 건설 업체로 성장했지만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으면서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기업이다.
그랬던 이 회사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막바지에 이르며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주식투자를 오래 한 '올드 팬'들에게 동아건설은 또 다른 기억으로 다가온다.
동아건설은 2000년 12월 한국 증시 역사상 최고의 코미디 중 하나로 기억될만한 '보물선 파동'의 주인공이다.
당시 동아건설은 자본잠식상태에 빠질 정도로 경영 상태가 나빴다. 그런데 2000년 12월 초 동아건설이 바다 속에서 러시아의 군자금을 실은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꿈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배에는 50조~150조 원 상당의 금괴가 들어있으며 동아건설이 이 가운데 5조 원만 갖게 돼도 주당 순자산 가치가 8만4000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300원이던 동아건설 주가가 1000원을 넘어서자 해양수산부가 부랴부랴 "발견했다는 물체가 배인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동아건설은 장장 17일 연속 상한가를 나타내며 3000원 선마저 넘어섰다.
물론 보물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이듬해 6월 동아건설은 종가 30원으로 증시에서 퇴출됐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