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외교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해 차기 정권부터 '전략외교'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일본 외무성은 29일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10.7% 늘린 7649억 엔으로 증액 요구키로 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외무성 예산의 약 70%를 점하는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은 올해보다 12.1% 늘린 약 5300억 엔으로 잡아 아프리카와 아시아 빈국 등 제 3세계에 대한 '원조 외교'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아시아 외교의 강화 및 바람직한 국제환경 확보'에 2964억 엔을 배정해 대(對) 아시아 외교 회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5월에 ODA 정책을 전담하는 '해외경제협력회의(의장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신설, 아베 신조(安部晋三)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이 중심이 돼 전략입안을 담당해왔다.
이번에 외무성이 ODA증액을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이자 외교 안보 정책에 중점을 두는 아베 장관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외무성은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 외교의 기초 체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유럽의 리투아니아, 아프리카의 말라위, 보츠와나 등 재외 10개 공관의 신설과 정원 312명 증가를 위해 약 256억 엔의 예산을 요청하기로 했다.
8일 발족한 '자민당 외교력강화특명위원회(위원장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앞으로 10년간 △정원 2000명 증원 △대사관수 150개 이상으로 확충(현재는 117개)의 목표를 내걸고 우선 2007년 예산을 그 첫걸음으로 삼겠다는 것.
그러나 '전략외교'의 추진을 내건 외무성의 계획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결정된 국가공무원의 정원합리화 계획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약 450명을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2007년의 경우 외무성이 요청한 312명 증원이 성사되더라도 이미 280명을 삭감할 계획이 잡혀 있다는 것. 따라서 실제로 늘어나는 직원 수는 30명 정도에 그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긴축재정 속에서 외무성의 주장이 어디까지 관철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