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의 경사도가 평지에 가까운 2∼10도에 불과해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 등산로’가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 조성된다.
장애인 등산로가 생기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서울 서초구는 30일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기존 등산로와 겹치는 것을 피하고 산림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 뒤편 대성사∼팥배나무쉼터∼서초노인요양원 예정 터 1km 구간을 휠체어 등산로 코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술의 전당에서 대성사까지의 740m는 이미 도로가 개설돼 접근이 쉬운 상태다.
서초구는 당초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내 서초약수터에서 출발하여 서울시공무원교육원을 관통해 서울소방학교를 잇는 노선을 검토했지만 서울시가 교육환경이 저해된다는 등의 이유로 관통을 허용하지 않아 경사도가 완만한 신규 노선을 택했다고 밝혔다.
서초구는 최근 실시설계를 끝마치고 주민의견 청취를 위한 공고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에 토지보상이 완료되며 대성사∼팥배나무쉼터 300m 구간은 내년 중, 팥배나무쉼터∼서초노인요양원 예정 터 700m 구간은 2008년 중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도로 폭은 2.5m 내외다.
장애인은 물론 노약자 임산부 등이 함께 이용하는 휠체어 등산로 조성에는 토지보상비 30억 원을 포함해 모두 50억 원이 투입된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올라야 하는 점을 고려해 전 구간에 목재 덱을 깔고 노면에 굴곡을 주며 등산로를 따라 목재 난간이 설치된다.
산책로 중간에 여러 곳의 쉼터가 마련되고, 주변 풍광이 빼어난 팥배나무쉼터에는 전망대가 설치된다.
서초노인요양원 예정 터 진입지점에는 구급센터 대피소 등의 시설을 갖춘 종합 안내센터와 장애인 전용주차장이 마련된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