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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규 용산구청장 인허가권 내세워 기부금 18억 받아

입력 | 2006-09-04 03:00:00


관내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인허가권을 이용해 관내 사업자들에게 기부금을 강요한 현직 구청장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장규(71) 용산구청장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2000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S사회복지법인을 통해 2004년 5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수천 명의 유권자에게 경로잔치, 선심성 관광, 노인교실 및 경로당 운영 비용 등으로 총 8억8000여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구청장은 2003년 2월 재개발조합장 김모(67) 씨에게 “서울시 도심 재개발구역 지정을 받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당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주선해 준 뒤 3억 원의 기부금을 S사회복지법인에 내게 하는 등 2001년부터 인허가권을 이용해 38개 사업자에게서 18억 원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기부금을 제공한 복지기관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구청장이란 사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선거구민에게 금품을 제공할 때 누가 주는 것인지 알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업체들이 기부금을 내지 않을 경우 “행정처리를 중지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측은 “구청이나 박 구청장이 S사회복지법인의 운영권을 위임받은 사실이 없으며 S사회복지법인과 구청은 완전히 별개”라고 해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