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밤을 많이 새우고 휴일을 불사하며 일하면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평가는 '성과'에 대한 평가"라며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 좋은 성과를 담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자동차회사가 많은 투자를 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신차를 출시했다고 가정할 경우 과거의 우리 평가시스템이라면 결과가 어떻든 신차 개발의 아이디어를 내고 생산에 이르기까지 밤샘작업을 한 직원이 고생하고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신차가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그 결과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면 그야말로 정리해고의 대상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열심히 일했는데 평가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과연 내가 국민에게 필요하고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했는지 반성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충고했다.
권 부총리는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현장을 확인하고 정책고객인 국민의 요구와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재경부는 이날 S등급부터 D등급까지 올해 상반기 업무성과 평가를 개인별로 통보했다.
평가 결과 부서별로는 금융정책국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정책조정국과 국제금융국이 2-3위에 올랐다.
개인별로는 국장급에서는 임승태 금융정책심의관, 과장급은 정은보 금융정책과장, 서기관에는 유형철 경협총괄과 서기관 등이 직급별 최우수자로 선정됐다.
재경부는 개인에 대해서는 연봉제 대상인 국과장을 제외하고 최고등급은 기준금액의 40%, 최하위 등급은 6%의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평가 결과를 승진 등 인사에 반영하고 성과급 지급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4급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이 최고 90만원에서 최저 14만원으로 차이가 난다.
연봉제 대상인 국.과장급은 올해 하반기 성과평가 결과와 합쳐 내년초 성과급 지급 수준이 결정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