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키워라.’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와 기업이 어려서부터 이과를 좋아하는 학생을 키우기 위해 다각도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저변 확산과 엘리트 지원=일본 정부 차원의 이과계 인재 양성 계획은 저변 확대와 엘리트 교육 강화의 양 측면에서 추진된다.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은 내년부터 학교의 이과 실험이나 관찰수업에서 교원을 보조하는 퇴직 연구자나 기술자, 대학원생들을 ‘이과 지원인’으로 선정해 전국 공립 초등학교의 40%에 해당하는 1만 곳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초등학교 5, 6학년생의 이과 수업에 연간 30시간씩 배치된다. 이는 연간 이과 수업시간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은 실험지도뿐 아니라 경험담이나 과학기술의 활용도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게 된다. 일본 정부는 2007년에 60억 엔(약 492억 원)의 관련 예산을 배정했다.
또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참가자나 이과 및 수학에 중점을 둔 ‘슈퍼 사이언스 하이스쿨’ 출신자 등에게 특별교육을 하는 대학을 15곳 정도 공모해 내년부터 약 2500만 엔씩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과를 좋아하는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74%에서 중학교 2학년 59%로, 고학년이 될수록 이과에 흥미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도 나서=전기나 화학 등 하이테크 관련 기업이 체험형 시설을 개설하거나 연구원 실험교실을 개최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대로는 유능한 인재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마쓰시타(松下)산업은 5일 사옥 내에 영상이나 음향, 조명 등 자사의 기술을 구현한 체험기기들로 이뤄진 실습실을 만들어 학생들이 놀면서 이과나 수학의 원리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5월 고베(神戶) 시에 연 ‘가와사키 월드’도 자사가 제작한 신칸센의 실물을 전시하는 등 ‘제조업’의 매력을 전달한다. 일본 전자회사인 NEC는 올여름 이과 교사들이 만든 시민단체인 NPO법인과 연대해 과학교실을 열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