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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윤파란]옐로카드! 캠퍼스 자가용족

입력 | 2006-09-05 03:05:00


대학가 축제가 한창이던 5월 부산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2건의 교통사고가 났다. 원인은 모두 음주운전이었다.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경기도의 또 다른 대학에서 무면허로 운전연습을 하던 학생의 차량이 행인을 덮친 사고가 있었다. 잇따른 캠퍼스 교통사고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학교 내 교통문화와 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교통 관리를 목적으로 학부생의 정기 주차를 제한하는 학교가 있지만 재학 중인 학생에게 학기당 4만∼5만 원을 받고 주차권을 발급하는 학교가 많다. 이에 많은 학생이 비교적 저렴한 주차비를 부담하고 자동차로 등하교를 할 수 있다. 시외 거주자 및 장애인 학부생에게만 정기주차권을 발급하는 학교에서도 일부 학생은 대학원생 등 다른 이의 이름을 빌려 정기권을 받는다. 간편하고 빠른 오토바이를 타고 캠퍼스 곳곳을 누비는 학생도 많다.

이러다 보니 대학 캠퍼스에는 크고 작은 사고와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한 학생은 “캠퍼스에서 쌩쌩 달리거나 경적을 심하게 울리는 차가 있는데 그런 운전자는 학교에 차를 안 가지고 다녔으면 좋겠다”며 “아무 데나 주차해서 통행에 불편을 겪은 적도 많다”고 말했다.

그 학교 정문에는 교내 전역의 최고 속도를 20km로 제한하고 경적 사용 금지를 알리는 교통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부산대 홈페이지에도 주차를 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오토바이와 충돌한 흔적이 나 있다며 목격자를 찾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신속한 배달을 위해 중앙선을 넘나들며 아찔한 곡예운전을 하는 음식점 오토바이도 눈에 띈다.

교통도로법상 대학 캠퍼스 내 도로는 단속 대상이 아닌 데다 학교의 관리가 소홀하다. 학생의 인식도 문제다. 학교 안은 일반 도로와 다르다는 생각에 준법 의식이 느슨해진다. 주정차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노란선에 차를 대는 일도 많다. 캠퍼스의 교통안전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학교와 학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개강과 함께 축제가 다가올 것이다. 5월 축제 때와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윤파란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4년·본보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