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자개발의 단서가 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상호작용 현상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발견했다.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재료공학과 엄창범(48·사진) 교수가 주도한 공동연구팀은 3일 전기장과 자기장에 모두 영향을 받는 비스무트철산화물에 전기장을 가했을 때 상온에서 자기적 성질이 변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그동안 상호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인 소자는 특성에 따라 전기장에 영향 받는 전기소자와 자기장에만 영향 받는 자기소자로 나뉘어 있었다.
비휘발성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는 전형적인 전기소자와 자기소자의 사례다. 엄 교수팀은 비스무트철산화물을 머리카락 굵기 수천분의 1 두께의 얇은 막으로 만들어 전기장을 가했을 때 자기적인 성질이 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자기소자에 전기장을 가해도 자기적 성질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지금까지 상식을 깬 것.
엄 교수는 “전기장이 물질의 자기적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처음 규명했다”며 “이 소재를 활용하면 단 1개로 동시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센서나 칩 등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