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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아줌마, 그녀가 남과 다른 1%

입력 | 2006-09-08 03:00:00


《‘난 호감일까, 비호감일까?’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고민이 아니다. 다름 아닌 아줌마들의 고민이다.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는 수많은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풀어 나가는 지혜는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어느새 우리 삶의 필수 덕목이 되었다. 아줌마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끌리는 아줌마’들이 있다. 끌리는 아줌마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정보’ 때문이다.》

4학년, 1학년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이선민(39·서울 성동구 행당동) 씨는 “첫아이 때는 주위 엄마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해 아이가 박물관 견학 등 그룹 활동을 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주위 엄마들과의 원만한 대인관계는 필수라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이희승(36·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씨도 “교육제도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또래 엄마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면 정보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엄마들 모임은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책 ‘만남의 기술’의 저자 이미선 코리아 매너스쿨 원장은 “오래 지속되는 가족관계와 달리 타인과의 관계는 몇 번의 만남으로 이미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주부들은 직장인들에 비해 대인관계 훈련이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각자 자기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인기 짱 아줌마’들에게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그들이 다른 사람과 다른 ‘1%’를 찾아보자.

○ 나는야 모임의 활력소, 유머 여왕

어느 모임에서건 유머 있는 사람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는 것은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예외 없는 법칙이다.

주부 임혜숙(47·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씨는 언제 어디서든 거의 동물적 본능으로 튀어나오는 유머로 인기 만점이다. 그의 유머 비결은 센스 있는 언어 구사에 있다. 예컨대, ‘어쩜 그렇게 젊어 보이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얼굴이 왜 그렇게 정직하지 못 하세요’ 하는 식이다.

주부 정모(40·서울 양천구 신정동) 씨도 “유머 여왕이라고 불리는 한 친구가 ‘난 우리 남편 바지 다릴 때 너무 편해. 다림판에 바지 길이가 딱 들어맞아’라는 식으로 말하면 웃지 않고는 못 배긴다”면서 “흉이나 고민거리 같은 이야기로 풀어 나갔다면 엄청나게 심각했을 얘기도 유머를 가미해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친구를 보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아는 만큼 인기도 쑥!

있는 척, 잘난 척은 ‘비호감’ 타입으로 가는 지름길. 하지만 남다른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으로 주부들의 정보 욕구를 채워 준다면 이 또한 호감 주부로 갈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이다.

주부 최모(42·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는 “모임에서 아이를 여럿 길러 보았거나 교육 정보가 많은 주부의 경험담은 언제나 귀를 세우고 듣게 된다”며 “예전에는 고추장, 된장 잘 퍼 주는 인심 좋은 아줌마들이 인기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정보나 지식을 ‘퍼 주는’ 아줌마가 인기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주부 이선민 씨도 “편안한 사람이 그냥 좋은 사람이라면 호감 가는 사람은 닮고 싶은 사람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같은 아줌마라도 헤어지고 나서도 실질적인 정보나 여운을 남겨 줄 수 있는 지적인 사람이 끌린다”고 말했다.

○ 예쁜(?) 아줌마가 인기 있다

이성을 사귀는 것도 아닌데 외모 타령이 웬 말인가 싶겠지만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외모는 종종 호감 아줌마로 가는 필수 조건이 되기도 한다.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가도 친구를 쉽게 사귄다”는 박모(38·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씨는 “타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 외모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외모가 예쁘다기보다는 멋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씨의 이웃 친구 오미경(40) 씨는 “박 씨는 쓰레기를 버리러 나올 때도 허술한 차림으로 나오는 법이 없고 목소리도 항상 일정한 톤”이라면서 “아줌마가 되어서도 여성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녀를 보면 자극도 되고 자주 어울리고 싶어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계를 위해서는 ‘외모 그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

주부 서영주(45·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씨는 “아무리 외모가 깔끔해도 성격이 정말 아닌 사람과는 오래가지 못 한다”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원만한 성격이 뒷받침되어야 호감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박완정 사외기자 tyra21@naver.com

호감 아줌마 7계명

1 ▽칭찬을 차별화시켜라=‘옷이 참 예쁘네요’보다는 ‘여전히 옷 고르는 감각이 탁월하시네요’ 하는 식으로 소유물보다는 재능에 대한 칭찬을, 막연하게보다는 구체적으로 칭찬하면 칭찬에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너무 빈번한 칭찬은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므로 금물!

2 ▽호칭도 안티 에이징을 원한다=주부들이 나이 들면서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호칭이다. ‘형님’보다는 ‘언니’로, ‘○○엄마’보다는 ‘○○ 씨’ 하며 이름을 불러 준다면 젊음까지 선물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3 ▽옳은 말 하는 사람보다 이해해 주는 사람이 좋다=이성적으로 판단해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 말에 맞장구쳐 주기를 바라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사람은 옳은 말을 해 주는 상대보다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상대에게 끌리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듣고 보니, 그건 네가 잘못했네…’보다는 ‘맞아, 나라도 그랬을 거야’ 하는 식으로 말이다.

4 ▽자랑은 적당히, 애교 있게(?) 하라=자리에 앉았다 싶으면 늘어지는 ‘자랑’은 주부들 대화 중 빠지지 않는 메뉴이지만 (자랑)하는 사람에겐 몰라도 듣는 이에게는 고역이다. 꼭 자랑이 하고 싶다면 ‘나 지금부터 벌금 내고 자랑 좀 할게’라는 식의 애교 있는 양해를 구한 뒤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자.

5 ▽대화의 1:2:3 원칙을 활용하라=말재주가 없다고 모임을 피하지 말고 ‘1분 동안 말하고 2분 동안 들으면서 그 2분 동안에 세 번 맞장구친다’는 대화의 원칙 1:2:3을 활용하자.

6 ▽비련의 주인공은 노(No)=‘내 아이는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하는지 모르겠어’ ‘내 팔자는 왜 이러냐’ 하는 식으로 얘기할 상대만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불평불만들. 본인은 스트레스가 해소될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또 다른 스트레스다. 부정적 감정보다는 긍정적 감정을 전염시키는 사람이 되자.

7 ▽작은 빈틈이 타인의 마음을 연다=이성 간에도 너무 완벽한 사람에게는 접근하기 어렵듯 동성 간에도 자신보다 훨씬 잘나 보이는 사람에게는 다가서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다. 늘 행복하고 충만해 보이던 사람이 ‘실은 나도 고민이 있어’라고 말하며 솔직하게 자신을 열면 훨씬 많은 친구가 그 틈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서적: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만남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