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미클럽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관계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 왼쪽부터 봉영식 미국 윌리엄스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김경원 전 주미대사, 현인택 고려대 교수. 김재명 기자
김경원 전 주미대사는 7일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 출신들의 모임인 한미클럽(회장 봉두완)이 주최한 오찬 토론회에서 “한미관계에서 불필요한 발언을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이 한미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관계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김 전 대사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했으며 봉영식 미국 윌리엄스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1985∼88년 주미대사를 지낸 김 전 대사는 “과거에도 한미관계에 문제와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한미 양국이 서로의 의도를 의심한 적은 없었다”며 “특히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두고 서로를 의심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유사시 미국의 개입 여부가 달린 심각한 문제”라며 “전시작전권 환수 제안 과정에서 미국에 좋은 인상을 심어 줬다면 문제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 정부가 주권 찾아오기 등 과거 청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 교수는 “전시작전권 논의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환수를 중단시키려는 것은 불확실성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한미 간의 공동 위협 인식에 차이가 있고 시민사회의 지지가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한미동맹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참석자들은 “4강 외교를 강화해야 하며 북핵 위기 등으로 급변할 수 있는 동북아 정세에 대한 비전을 갖고 미래의 한미동맹을 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