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홍성흔?… “이대호 아웃”1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롯데 ‘거포’ 이대호가 삼진 아웃되자 두산 포수 홍성흔(왼쪽)이 마치 심판처럼 아웃 선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마산=연합뉴스
시즌 초반 극심한 타선 부진에 시달렸을 때 두산은 ‘두점 베어스’나 ‘FC 두산’이란 달갑지 않은 별칭으로 불렸다.
최근엔 삼성이 ‘삼점 라이온즈’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6일 롯데와의 연속경기 2차전부터 10일 두산전까지 5경기에서 얻은 점수는 모두 10점. 같은 기간에 팀은 1승 4패를 당했고 2위 현대에 3.5경기 차로 쫓기기까지 했다. 선동렬 감독은 “이러다가 추월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전의 카드는 있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2군 경기에서 뛰던 ‘헤라클레스’ 심정수였다. 그런데 선 감독은 어쩐 일인지 선뜻 심정수를 1군에 올리려 하지 않았다. 몸도 완전하지 않을뿐더러 1군에 올라오더라도 기존 선수들의 연쇄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랬던 선 감독도 어쩔 수 없었나 보다. 김한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주포인 진갑용 역시 근육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선 감독은 12일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심정수를 1군에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마뜩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경기 전 “심정수를 기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 감독은 “타순을 받아 봐야 알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결과적으로 심정수는 이날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5월 4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4개월 8일 만의 1군 무대 복귀. 심정수는 2회 첫 타석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각각 2루수 뜬공와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0-2로 뒤지던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트는 좌익수 앞 안타를 터뜨렸다. 이후 삼성 타선은 봇물 터지듯 집중력을 발휘했다. 1이닝 동안 5안타를 집중시키며 5점을 얻어 승부를 갈랐다. 삼성의 6-3승리.
두산은 롯데와의 마산 경기에서 선발 리오스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홍성흔의 3점 홈런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하며 4위 KIA에 반 경기 차로 다가섰다. 리오스는 선발 전원 탈삼진을 기록하며 12승째를 따냈다. 현대는 LG를 5-4로 눌렀다.
▽잠실(현대 11승 5패 1무)현대0100100215LG0102000104[승]박준수(8회·5승 5패 35세) [패]우규민(9회·3승 4패 13세) ▽대구(삼성 7승 9패 2무)K I A0200000103삼 성00000510×6[승]브라운(선발·10승 8패) [세]오승환(9회·3승 3패 41세) [패]그레이싱어(선발·12승 12패) ▽마산(두산 8승 3패)두 산0003000126롯 데0000000000[승]리오스(선발·12승 12패) [패]장원준(선발·6승 11패) [홈]홍성흔(4회 3점·9호·두산)
팀 순위(12일)순위팀승패무승률승차①삼성654430.596-②현대634910.5633.5③한화574920.5386.5④KIA535230.50510.0⑤두산 535320.50010.5⑥SK 546010.47413.5⑦롯데445820.431 17.5⑧LG 436740.391 22.5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