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남 광양시 태인동 ‘나눔의 집’.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선부 직원들과 앞치마를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식판을 들고 바삐 움직였다. 싱싱한 전어회 무침과 갓 구워낸 전어가 식탁에 올랐다. 오랜만에 가을철 별미를 맛본 노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광양제철소는 2004년과 이듬해 광영동과 태인동에 개설한 ‘나눔의 집’ 이용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것을 기념해 이날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다.
나눔의 집은 생활이 어려운 노인이나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 등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급식시설로 하루 평균 3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김덕례(76) 할머니는 “몸도 아프고 혼자 살다 보니 점심을 거르는 적이 많았는데 이곳이 문을 연 뒤부터 날마다 배불리 먹고 있다”며 “이렇게 마음 써주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숨은 일꾼들은 광양제철소 직원 부인 361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
이들은 7명으로 조를 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 반부터 3시간 동안 배식과 설거지, 청소를 하며 나눔의 집을 찾는 노인들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김나숙(51) 씨는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하다”며 “나눔의 집이 노인들의 점심 한 끼니를 해결해 주는 것뿐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고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나눔의 집 운영 외에도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직원 1700여 명이 참여하는 나눔의 봉사활동과 사랑의 집 고쳐주기, 무료 간병사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