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전직 대우 임원 11명에게 ㈜대우의 분식회계에 따른 대출 피해 5억 원을 은행 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판사 박해성)는 13일 신한은행이 '과거 조흥은행 시절 ㈜대우가 분식회계를 통해 사기 대출을 받아 손해를 입었다'며 김 전 회장과 장병주 대우 전 사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민법상 손해배상 소멸시효(3년)가 지난 데다 김 전 회장이 대우의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김 전 회장에게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은행 측이 분식회계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난 뒤 소송을 냈지만 상법에서는 소멸시효 기간을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사건 시효는 일반 채권과 같은 10년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합병 전의 조흥은행 시절 대우의 1997년도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5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들였으나 이중 45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2002년 김 전 회장 등 대우 전 임원 17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김 전 회장을 제외한 장 전 사장 등 7명이 5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전 회장은 5월 20조 원 대의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0년에 추징금 21조 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