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증시에는 이처럼 무수히 많은 격언과 징크스가 돌아다닌다. 투자자들의 실패와 성공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쌓인 ‘생존법’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런 격언과 징크스가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투자의 주도세력과 투자문화가 바뀌면서 과거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 적잖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증시 격언, 징크스의 진실 또는 거짓을 알아본다.》
과연 그렇더라
●천재지변이나 돌발사태로 인한 폭락장에선 사라
예상치 못한 쇼크로 시장이 폭락하더라도 바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2001년 9·11테러 때 코스피지수는 하루만에 12% 폭락했지만, 1주일 뒤부터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한 달만에 폭락전 수준을 회복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엔 반도체 경기가 나빠진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체들은 악전고투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보통 4년을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좋은 주식이 싼 가격에 방치되어 있을 때 사라는 의미다. 하지만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런 주식이 도대체 어디 있지?"
글쎄… 더 두고봐야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는 주가가 폭락한다
14대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1997년 말 코스피 지수는 376.31로 1996년 말 651.22에서 반 토막이 났다.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2002년 말 주가도 693.70으로 2001년 말 주가(627.55)보다 10% 떨어졌다. 증시에선 5년을 주기로 등락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에이, 아니던데…
●외국인이 팔면 주가가 폭락한다
외국인들이 지난해부터 이달 13일 까지 국내 증시에서 판 주식은 11조 3826억 원어치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지수는 893.71에서 1333.13으로 439.42포인트(49%) 올랐다.
그때그때 달라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
너무 낮은 가격에 사려다 매수기를 놓치고, 너무 높은 가격에 팔려다 매도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경계해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요즘엔 주가 움직임이 너무 빨라 어디가 발목이고, 옆구리이고, 상투인 지 판단이 쉽지 않다"고 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재료가 노출된 뒤에는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뜻인데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사례도 왕왕 있다. 대한화섬은 '장하성 펀드'가 5% 지분 매입사실을 공개한 후에도 20일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2분기(4~6월)에 좋은 실적을 낸 대창공업 다우기술 등은 실적 발표 후 5거래일간 상승률이 10%를 넘었다"고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