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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제인 구달’ 키운다… 梨大에 국내 첫 ‘에코과학부’

입력 | 2006-09-15 03:02:00


“자연을 배우고 싶은 학생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이화여대에 국내 처음으로 환경과 생태를 연구하는 대학원 과정 ‘에코과학부’가 생긴다. 내년 3월 입학할 첫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가 오는 10월 10∼20일 진행된다.

최근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겨 에코과학부 설립을 이끌고 있는 최재천(52) 석좌교수는 “이화여대는 한국에서 전통적인 생물학의 맥을 이어온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라며 “생물과 환경을 아우르는 혜안(慧眼)을 가진 전문 인력을 길러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분석하는 동물정보통신학, 생태계의 구조를 수학공식으로 풀어내는 에코모델링,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을 생물과 환경의 관계를 통해 연구하는 생태역학 등 이색적인 교과목도 개설된다.

미국 뉴욕자연사박물관과 제인구달 연구소, 인도네시아 자바섬, 폴란드 생태연구센터 등 외국으로 나가 연구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국제야외실습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생물의 분포나 생태, 환경 등을 연구하는 전통 생물학은 최근 유전자나 세포 등을 연구하는 첨단 생물학에 밀리고 있는 게 현실. 취업이 어려워 학생들이 기피한다는 이유로 많은 대학의 생물학과에서 생태학이나 분류학 전문가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는 여전히 전통과 첨단 생물학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있다. 생태계 보전, 생활환경 개선 등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전통 생물학 연구가 필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위해 생태도시 건설이나 국토 개발 등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에 에코과학 전문 인력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내 자연사박물관에는 ‘의생학(擬生學) 연구센터’가 있다. 말 그대로 자연을 흉내 내 인간생활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는 곳이다.

생태학과 공학을 접목하는 의생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기업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예를 들어 동물의 의사소통을 분석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미래형 휴대전화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26일 이화여대 종합과학관에서는 에코과학부 입시설명회가 열린다. 이날 저명한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를 방한 기간(11월 5∼9일)에 수행할 학생 선발 계획도 소개할 예정이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