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특별 기고/데이비드 버튼]아시아, 10년 도전 대비하라

입력 | 2006-09-16 03:00:00


이번 싱가포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제61차 연차총회(19, 20일)는 9년 전 홍콩에서 열린 이후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다. 아시아는 그동안 금융위기에서 회복돼 세계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급속히 성장하는 지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IMF가 발간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과 일부 선진 산업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올해 7.25%, 내년 7% 등으로 낙관적이다. 아시아 경제는 그동안 주목할 만한 회복 능력을 보여 주었으며 아시아 지역으로의 투자 전망도 밝다.

위험 요소도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시아 경제 전망에도 매우 중요하다. 치솟는 유가가 성장세를 꺾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10년 동안 아시아가 직면할 도전들은 무엇이고 정책 당국자들은 경제 활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성장의 이익을 모두가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첫째, 과도한 수출 의존적 경제 성장 기조에서 내수에 기반을 둔 구조로 성장의 틀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시아의 경우 내수 중 소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아직은 미래를 위해 저축을 선호하는 젊은 계층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진행되는 고령화가 중장기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어떻게 내수 기반을 확대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교육과 의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고 은행 대출 제도 개선을 통해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등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하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수 시장에 치중했던 중소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서는 ‘신용 위험’에 대한 정보 제공 시스템을 개선해 은행 대출을 늘려주거나 회사채 시장 등 자본 시장 개선을 통해 도와 줄 수도 있다.

둘째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아시아 금융 분야가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시아 경제는 점차 세계 금융 시장과 통합되어 가고 있으며 이런 통합이 아시아 자본 시장 발전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금융 통합은 아직 더뎌 자본 시장 발전에 충분한 원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 시장 발전을 통해서만이 저축으로 쌓여 있는 자본을 경제성장에 활용할 수 있으며, 더욱 많은 사람이 주식시장을 통해 급속히 성장하는 기업의 이윤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지역 통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통합의 진전에 따라 국제적 협력과 감독이 필요한 위험요소들도 나타나고 있다.

셋째는 아시아에서 빈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이다. 아시아 경제는 오랜 기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도 평등화 정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속히 소득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소득 불균형은 거시 경제 환경을 더 불안정하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도 낮추기 때문에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왜 불균형이 커지는지 한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또 한두 가지 정책만으로 추세를 되돌릴 수도 없다. 다만 교육 투자 확대, 경제 하부구조 강화, 노동시장 이원화 예방, 빈곤층의 손쉬운 금융 이용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시아의 경제는 앞으로 예상치 않았던 도전이 밀려와도 잘 대응해서 다가오는 10년에도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데이비드 버튼 IMF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

주: 데이비드 버튼 국장은 1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MF IBRD 연차총회를 맞아 특별 기고문을 보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