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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 이사람]‘성인벽 실감’ 인라인 요정 궉채이

입력 | 2006-09-16 03:00:00

안양=홍진환 기자


○진로 방황-부상 겹쳐 훈련 소홀… 안양 세계선수권 노골드 부진

“누구야?”

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었더니 첫마디부터 파격이다. ‘참 당돌하고 예의 없는 소녀군…’ 하는 선입견은 14일 경기 안양시 롤러경기장에서 그를 만난 지 5분도 안 돼 사라졌다. 발랄하면서 진지했고 솔직한 데다 털털하기까지 했다.

‘궉’이라는 희성 때문에 더욱 유명한 소녀. ‘인라인 미녀 스타’ 궉채이(19·안양시청·사진).

궉채이는 10일 안양에서 끝난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한 개씩 땄다. 이 대회 개인종목에선 시니어 부문(17세 이상)에 처음 출전했다곤 하지만 주니어 때의 명성에는 못 미치는 성적. ‘궉채이 돌풍’이 끝나 버린 것일까.

14세 때 태극마크를 달고 그해(2001년) 프랑스 세계선수권 주니어부에서 한국 인라인스케이트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빼어난 외모는 그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 줬다. 2002년 9월 인터넷에 팬카페가 생겼고, 2004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에서 금 2, 은 2, 동메달 1개를 따는 최고 성적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자동차 광고에 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2005년 초 그는 문득 자만심에 가득 찬 자신의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오라는 데가 많아 훈련을 거를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도 ‘하루 이틀 연습 안 한다고 1등 못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갑자기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는 느낌이 들어 코치(박성일 안양시청 감독) 선생님에게 ‘이제 운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말씀드렸죠.”

힘든 시기는 또 왔다. 그해 겨울엔 대학과 실업팀 입단을 놓고 방황했다. 공부도 운동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올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실업팀을 선택했다. 그러나 동계훈련을 소홀히 한 탓에 올 시즌은 국내대회에서조차 우효숙(20·청주시청)에게 밀리는 등 부진했다.

대회를 앞두곤 부상까지 겹쳤다. “1년에 한 번 넘어질까 말까 한데 가장 중요한 7월 한 달 동안 훈련하다 세 번이나 넘어졌어요.” 이 사고로 왼손 중지와 이 2개가 부러졌다.

○이젠 도전자의 마음… 최선 다하면 다시 정상에 서겠죠

“몸도 몸이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힘들었어요. 주 종목인 1만5000m에서 5위 이내를 목표로 했는데 2위로 마쳐 만족스러워요. 자신감도 얻었고요.”

궉채이는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마음이라 했다. “끝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시니어 쪽은 정말 만만치 않아요.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안양=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궉채이는….

△생년월일=1987년 5월 15일 △출신 학교=안양 범계초-안양 귀인중-안양 동안고 △체격=168cm, 53kg △인라인스케이트 입문=오산초교에서 4학년 때 시작했고 5학년 때 범계초교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인라인 선수로 훈련 △주 종목=1만 m, 1만5000m(이상 트랙) △취미=잠자기, 쇼핑, 마사지 받기 △이상형 남자=탤런트 조인성처럼 키 크고 차가운 카리스마의 소유자 △가족 관계=궉장원(49·회사원), 윤옥환(46·주부) 씨의 1남 3녀 중 2녀 △주요 경력=2001년 세계선수권(이하 주니어) 금 1, 은 1 2002년 세계선수권 금 2, 은 1 2003년 세계선수권 은 1, 동 1 2004년 세계선수권 금 2, 은 2, 동 1 2005년 세계선수권 은 1(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