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중진인 홍준표(사진) 의원은 18일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비판하면서 “이대로 가다간 내년 7월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 때 지도부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통합,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강조했다.
홍 의원은 18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YS나 DJ도 야당 총재로서 정국 주도권을 별도로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그에 따른 비난 등 호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현 지도부가 정국 주도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끌려 다니고 우왕좌왕한다면 야당 지도부로서 자격이 없다”며 “과거에도 야당 지도부가 임기를 채운 예가 별로 없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7월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 때 의원들의 생각이 달라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런 지도부를 앞세워갖고 정권을 어떻게 찾아오겠느냐”며 “지도부가 잘해야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잘못하면 중간에 나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 대권주자 지지 성향’ 괴문서와 관련해 “의원들의 지지 성향은 7월까지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 후보 경선 방식이 달라지면 의원들이나 당원 협의회 위원장들의 의견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괴문서에서 ‘중립’으로 표시됐었다.
홍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경선제)’를 주장했다. 그는 “만약 열린우리당에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대세가 되면 그 당은 한 200백만 명을 대변하는 후보가 돼 버리고, 한나라당은 체육관에서 1만5000명을 대표하는 후보가 된다”며 “그렇다면 2002년 대선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 김무성 의원의 ‘보수 신당론’과 관련해 “반박(反朴)-비박(非朴)인 소장파는 나가라는 얘기”라며 “영남 중심의 보수 신당은 동의하기 어렵고, 우리가 정권 창출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당히 생각이 짧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이제는 지역연합을 할 때”라며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지역 연합을 해서 당권 대권을 분리하고, 동서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통일의 초석을 놓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서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고 돌아가시면 대한민국 역사에 남으실 분이 된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하는 것이 소위 진정한 영호남화합이고 통합해서 당권 대권 분리하면 된다. 그것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