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알아야 돈 버는 세상이다. 그런데 알쏭달쏭한 금융상품이 너무 많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상품 특성 따지지 않고 가입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내세울 것이 있으면 불편한 측면도 있는 법. 매주 화요일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분석하는 코너를 마련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본다.》
“자산관리계좌(CMA)요? 이자가 높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불편하고 위험할 것 같아서….”
정보기술(IT)업체에 근무하는 성지은(가명·33·여) 씨는 이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은행 보통예금(연 0.3% 수준)에 4000만 원 정도를 묻어 놓고 있다. 급여통장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만약 성 씨가 4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연 4% 안팎의 이자를 주는 CMA로 갈아타면 연간 120만 원가량의 이자 수입이 생긴다.
직장인들 사이에 CMA가 급여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말 현재 CMA 계좌는 90만 개, 설정 잔액 3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안에 100만 계좌 돌파가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사 CMA는 예금자 보호가 안 되고, 가입하기가 다소 불편하다. 이자가 높은 만큼 단점도 있다는 얘기다. CMA의 장단점을 해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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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 자동이체 되나 안 되나
성 씨 보통예금에 목돈이 모인 것은 여유 자금을 정기적으로 덜어내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는 또 각종 공과금과 카드 결제대금, 휴대전화 요금 등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해둔 급여통장에는 늘 충분한 돈이 있어야 안심하는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도 자동이체는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CMA는 카드 결제대금, 통신료, 각종 공과금 납부가 모두 가능하다. CMA에 가입하면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가상계좌가 생긴다. 회사의 급여 계좌와 카드나 통신회사의 결제용 계좌를 이 가상계좌로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단 국민, 씨티, 우리카드와 대구, 경남, 부산은행의 BC카드는 가상계좌 결제가 안돼 CMA 이체가 불가능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인근 은행 지점을 임의로 정해 납부토록 하는 아파트 관리비도 자동이체가 안 된다.
보험료는 1회만 납입하면 2회부터 CMA로 자동이체할 수 있다.
○ 예금자 보호 되나 안 되나
‘기대 수익과 위험은 비례한다’는 것은 투자의 상식. 성 씨는 “이자가 은행 보통예금의 10배라면 원금을 까먹을 위험이 높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있을 수 있는 의문이다. 하지만 성 씨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CMA에 넣은 돈을 까먹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CMA 이자는 국공채와 기업어음 등에 투자해 생긴 수익이다. 국공채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면 원금에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공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극단적으로 가정해서 거래 증권사가 부도를 내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위험이 염려되는 투자자는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는 종합금융회사의 CMA를 선택하면 된다. 증권사 CMA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야간과 주말 인터넷뱅킹 가능한가
성 씨는 CMA를 가입하러 증권사에 가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측은 가까운 지점에 가면 대기 시간을 빼고 10분 정도면 CMA 통장을 개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충분히 가입할 수 있다는 것.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인터넷뱅킹 이용도 마음에 걸렸다. 야간에 급하게 목돈이 필요할 경우 돈을 마음대로 뽑아 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는 어느 회사 CMA 통장이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종금사 CMA는 평일 야간과 주말에 ATM과 인터넷뱅킹을 쓸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 CMA는 야간과 주말에도 현금 인출과 인터넷뱅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